‘사실상 실업자’ 정부 발표보다 4배 많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6일 23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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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취업준비생, 그냥 쉬는 사람 등 '사실상 실업자'로 분류할 수 있는 사람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329만9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자의 4배가 넘는 것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고용동향 조사에서 '그냥 쉰다'고 답한 이들 중 59세 이하는 99만9000명으로 2008년 11월(88만5000명)보다 11만4000명(12.9%) 늘었다. 육아 가사 학업 취업준비 등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일할 수 없을 만큼 나이가 많거나 아프지 않은데도 일할 뜻이 없는 사람이 '그냥 쉰다'에 해당된다.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실업자는 지난해 11월 81만9000명으로 2008년 11월보다 6만9000명(9.2%) 증가했다. 기업체 입사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자는 56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000명(1.6%) 늘었다.

또 주간 18시간미만으로 일하면서 반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은 92만 명으로 같은 기간 17만5000명(23.5%)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하루 근무 시간이 4시간이 안 되는 만큼 사실상 실업상태로 여긴다. 이들을 모두 더하면 '사실상 실업자' 수는 329만9000명이며 사실상 실업률은 12.6%로 공식 실업률(3.3%)의 3.8배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최근 4주 동안 한 번 이상 구직활동을 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경우 실업자로 보도록 권고하고 있어 이를 따르다 보니 체감적인 실업률과 정부 공식통계가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실업률 보조지표를 6단계로 분류해 발표하는 것을 참고해서 한국도 현실을 반영하는 실업과 관련한 다양한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사실상 실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5%(36만7000명) 늘어난 것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다. 11월 기준으로 사실상 실업자 수는 2007년 287만4000명, 2008년 293만2000명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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