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디자인 저렴한 가격…‘서프라이즈’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2일 23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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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패션코드였던 각진 어깨 모양의 '에지' 스타일 옷을 입어보고 싶은 여성들이 많았다. 하지만 연예인들이 드라마에서 입는 옷들은 수 백 만 원짜리 해외 명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눈을 낮춰 스페인 '자라'와 '망고' 등 글로벌 자기상표부착유통방식(SPA) 브랜드 옷들에 관심을 가져보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거나 한국인 체형에 맞지 않아 결국 포기하기 일쑤였다.

바로 이런 소비자들의 욕구를 정확히 읽어내 승승장구하는 국내 패션 브랜드가 있다. '르샵'이다. 르샵에선 트렌디한 표범 무늬의 에지 스타일 니트를 6만9000원에 사 입고 스타가 된 듯한 기분을 누릴 수 있다. 국내 패션업체 현우인터내셔널이 '한국형 SPA'를 표방하며 2006년 첫 선을 보인 르샵은 빠른 성장세로 국내 패션업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2006년 280억 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970억 원을 예상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1호점인 충북 청주 로드숍의 반응이 뜨겁자 백화점들의 '러브 콜'이 이어져 주요 백화점 '영 패션' 부문의 매출 1위까지 올랐다. 올해 중국에도 진출했다. 르샵의 성공 비결을 5가지로 분석해봤다.

△늘 새로움이 있는 매장=르샵은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2층의 66㎡(약 20평) 매장에서 월 평균 4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이 브랜드의 겨울철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을 9만 원으로 잡았을 때 하루 148벌이나 팔리는 것. 이 같은 인기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타 브랜드들이 20평 매장에서 200~250종류 옷을 진열하는 데 비해 르샵은 400~600종류를 내놓는다. 매주 45종류의 신상품도 매장에 '수혈'한다.

△패스트 패션은 싸야 한다=르샵은 전체 상품 중 80% 이상이 10만 원 미만이다. 여느 패션 브랜드들이 주로 원가의 5배를 판매가로 정하는데 반해 르샵은 이 배수를 3.5배로 과감히 낮췄다.
△디자이너가 꽃보다 아름답다=르샵은 본사 직원 80명 중 30명이 디자이너(37.5%)다. 새로운 디자인을 낼 때엔 전 직원이 품평회에 참여한다. 올 겨울 파티 시즌을 겨냥한 금색 미니스커트 등 그 때 그 때 유행 요소를 넣은 스폿 제품(전체 상품의 40%)은 기획, 생산, 판매까지 2주밖에 걸리지 않는다.

△'규모의 경제' 전략=평소 백화점 전단지에는 르샵의 특가상품이 자주 소개된다. 인조 가죽 라이더 재킷(6만9000원), 기본 트렌치코트(7만9000원)…. 원단을 싸게 공급하는 중국 업체를 찾아내 철저하게 가격을 낮춰 상품마다 4만 벌 넘게 팔아왔다. 규모의 경제를 작동시킨 르샵의 특가 전략은 소비자에게는 싼 가격을, 회사 측엔 이익을 가져다준 셈이다.

△한국형 SPA=고객 스스로 제품을 찾아 코디해야 하는 '자라'와 달리 르샵은 점원들이 코디 방법을 적극적으로 제안한다. 또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기본 아이템 중심인 데 반해 르샵은 트렌디함을 승부수로 내걸고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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