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인식 기술 ‘쑥쑥’… 필요한 얼굴만 ‘콕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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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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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비슷한 얼굴 자동분류
인터넷서 같은 동영상 찾는 기술도
현관 잠금장치 등에 활용 기대

최근 널리 쓰이고 있는 영상인식 기능을 사용하면 사진을 쉽게 분류할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포토’(왼쪽)나 구글의 ‘피카사’ 같은 사진관리 프로그램은 사진에서 얼굴 부분을 자동으로 인식한 뒤 사용자가 갖고 있는 사진 전체에서 비슷한 얼굴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기능이 들어 있다.
최근 널리 쓰이고 있는 영상인식 기능을 사용하면 사진을 쉽게 분류할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포토’(왼쪽)나 구글의 ‘피카사’ 같은 사진관리 프로그램은 사진에서 얼굴 부분을 자동으로 인식한 뒤 사용자가 갖고 있는 사진 전체에서 비슷한 얼굴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기능이 들어 있다.
도심의 도로가 막힌다고 혼잡통행료를 받으면 톨게이트 때문에 오히려 정체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톨게이트를 없앤다면? 스웨덴 스톡홀름에 설치된 IBM의 ‘스마트 트래픽’ 시스템이 이런 일을 한다. 도로 위에 설치한 카메라가 찍은 영상으로 차량을 식별해 톨게이트가 없어도 정확히 통행료를 청구하는 시스템이다.

이와 비슷한 영상 인식 기술이 최근 여러 분야에서 상용화되고 있다. 개인이 촬영한 디지털 사진 속의 얼굴을 파악해 수백 장의 사진을 사람별로 분류하는 소프트웨어, 디지털 동영상의 내용을 파악해 불법 복제된 영상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기술 등이 이미 개발됐다. 이런 시스템은 앞으로 현금인출기의 비밀번호 대신 사람 얼굴을 인식해 비밀번호의 대체수단으로도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 사람의 눈을 기계가 흉내 내다

영상 인식 기술은 사람의 눈을 흉내 내는 원리로 작동된다. 예를 들어 IBM의 스마트 트래픽은 단순히 번호판을 인식하는 대신 여러 정보를 함께 활용한다. 기존에도 번호판을 인식하는 시스템은 있었지만 빛의 반사나 안개 등 날씨에 따라 정확도가 들쑥날쑥했다. 하지만 IBM은 차량의 앞과 뒤를 모두 촬영해 번호판 두 개를 서로 비교하고 차량 앞뒷면의 형태와 색상까지 참고한다. 이와 함께 특정 차량이 자주 도로를 통과하는 시간대도 고려하면 정확도는 훨씬 높아진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차를 판단할 때 앞 뒤 번호판을 모두 살피고 차량 형태와 색을 본 뒤, 끝으로 ‘지금이 그 사람이 이곳을 지나갈 시간이던가…’라고 추측하는 방식과 같다. 스톡홀름 시는 2007년 7월 이 시스템을 도입해 최근까지 차량 통행을 25% 줄였고 하루 대중교통 이용 승객을 4만 명 늘렸다.

구글과 애플은 각각 ‘피카사’와 ‘아이포토’라는 사진관리 프로그램을 최근 비슷한 시기에 업데이트했다. 두 제품 모두에 추가된 게 바로 ‘얼굴 인식’ 기능이다. 소프트웨어가 사용자가 촬영한 사진 가운데 얼굴 부분만 따로 찾아내 비슷한 얼굴이 들어간 사진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4, 5개의 얼굴만 직접 살펴서 ‘철수’라는 이름을 입력하면 수천 장의 사진 가운데 철수가 있는 사진만 자동으로 검색된다. 예전에는 사람이 일일이 사진을 열어봐야 했다.

○ 영상 인식 기술에 판단을 맡기다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도 세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동영상 검색 전문업체인 엔써즈는 인터넷의 동영상을 자동으로 파악해 같은 영상을 찾아준다. 원리는 유사하다. 동영상 신호가 가진 특정한 패턴을 분석해 이를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순식간에 비교하는 것이다. 엔써즈는 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KT와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4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얼굴 인식 기술 벤처기업인 미래인식도 최근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진 속 얼굴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들은 중국의 유명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과 기술 판매 계약을 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사진의 얼굴을 인식해 유명인의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는 서비스를 위해서다.

이런 영상 인식 기술이 각광받는 건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단순 작업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의 톨게이트 요금 징수나 사진 분류, 불법 저작물 검색 등은 지금까지 사람이 일일이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이동광 미래인식 사장은 “영상을 인식하는 기술이 번거로움을 줄여 줄 뿐만 아니라 현관 잠금장치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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