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신화’ 메디슨, 부활 꿈꾼다

  • 입력 2009년 10월 13일 0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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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벤처 마케팅 돕는 ‘메디슨 헬스케어’ 설립

“이것은 벤처가 벤처를 돕는 셈이죠!”

1985년 ‘초음파 진단기기 전문기업’을 표방한 ‘메디슨’은 의료기기 전문기업이라는 이름보다 ‘국내 벤처 1세대’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졌다. 화려한 1990년대를 보냈지만 2002년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갑작스러운 부도를 맞았다. 무대에서 사라지는가 했으나 이 회사는 2006년 6월 법정관리를 졸업하며 지난해 2299억 원의 매출액, 44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그리고 이달 1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사에서 자회사 ‘메디슨 헬스케어’ 설립 소식을 알렸다. 자본금 50억 원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메디슨의 초음파 진단기기를 비롯해 판매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국내 의료벤처 회사에 제품 판매망을 제공하는 마케팅 업체. 이른바 ‘형님 벤처’ 회사가 동종업계의 ‘동생 벤처’ 기업을 돕는 격이다. 회사 대표는 메디슨의 마케팅부문장 출신인 이중호 부사장이 맡았다.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메디슨 손원길 대표는 메디슨 헬스케어 설립 목적을 “종합 의료기기 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초음파 기술 연구개발은 메디슨에서, 기기 판매 및 마케팅은 메디슨 헬스케어에서 각각 담당하는 사업 이원화 전략을 세운 셈. 손 대표는 “장기적으로 메디슨 브랜드를 달고 국내 의료벤처 회사들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에서 메디슨의 점유율은 8% 정도. 손 대표는 “지멘스 같은 해외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 한 해 연구개발비만 약 300억 원을 투자한다”며 “초음파 진단기기 외에도 X선, 내시경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2002년 부도로 상장 폐지된 메디슨을 2011년 5월까지 코스닥을 비롯해 나스닥에 재상장할 계획을 밝혔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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