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하기 좋은 나라’ 첫 20위내에

  • 입력 2009년 9월 10일 02시 59분


코멘트
세계은행 발표… 작년보다 4계단 올라 19위로
창업-교역환경 개선… 노동 유연성은 최하위권

세계은행이 발표한 ‘기업 하기 좋은 국가’ 순위에서 한국이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한 19위에 올라 2003년 평가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20위 안에 들었다. 다만 노동시장의 유연성 분야는 여전히 세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은행은 183개국의 기업 활동 환경을 조사해 9일 내놓은 ‘2010 기업 환경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이 19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08년 6월 2일부터 1년간 창업, 건축 관련 인허가, 고용 및 해고, 재산권 등록, 자금 조달, 투자자 보호, 세금 납부, 국제교역, 채권 회수, 퇴출 등 10개 항목에 걸쳐 기업 환경 개선 노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항목별로는 창업 환경이 지난해 126위에서 53위로 뛰어오르면서 전체 순위 상승을 주도했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자본금 제도를 폐지하고 창업 절차와 기간을 단축시킨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입 과정의 절차와 시간, 비용을 평가하는 국제교역 환경도 12위에서 8위로 상승했다. 채권 회수 절차(8위→5위), 기업 파산 등 퇴출 절차(12위→12위), 건축 인허가 절차(23위→23위) 등도 비교적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 고용 경직성이나 해고 비용 등을 측정하는 고용 및 해고 환경 분야는 2계단 상승했지만 순위는 150위로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했다. 조사 항목 10개 중에서 가장 낮은 순위였다. 자금 조달(12위→15위), 재산권 등록(67위→71위), 투자자 보호(70위→73위), 세금 납부(43위→49위) 등도 소폭 나빠졌다.

기업 하기 가장 좋은 국가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가 꼽혔다. 이어 뉴질랜드 홍콩 미국 영국 덴마크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노르웨이 등이 10위 안에 포함됐다. 아시아권에서는 태국이 12위, 일본이 15위, 대만이 46위를 차지했다.

한편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이날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초청 강연에서 “노동시장 유연성 문제를 한국 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정부가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 기간을 늘리고 파견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직종의 폭을 확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해고당한 근로자가 직장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전직에 필요한 직업교육, 오리엔테이션, 능력 개발 기회 등을 강화하고 사회안전망 구축 작업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