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16.8도… ‘순한 소주’ 어디까지

  • 입력 2009년 8월 26일 02시 55분


롯데주류는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도수를 16.8도로 낮춘 저도 소주 ‘처음처럼 쿨’을 선보였다. 연합뉴스
롯데주류는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도수를 16.8도로 낮춘 저도 소주 ‘처음처럼 쿨’을 선보였다. 연합뉴스
롯데 ‘처음처럼 쿨’ 출시… 업계 적정도수 논쟁

‘순하게, 더 순하게….’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센’ 술로 인식돼 온 소주가 와인의 알코올 도수에 근접한 ‘순한 술’로 속속 탈바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같은 변화는 건강한 음주문화를 즐기려는 ‘웰빙족’이 늘고 있는 데다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20대 젊은층이 ‘순한 소주’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롯데주류는 25일 16.8도의 ‘처음처럼 쿨’을 수도권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출시한 뒤 나머지 지역도 순차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앞서 올해 4월 대선주조는 현재 가장 순한 소주인 16.7도짜리 ‘봄봄’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영규 롯데주류 대표는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도주야말로 가능성이 무한한 미래 시장임을 확신한다”며 “기존 제품인 ‘처음처럼’(19.5도)과 함께 올해 안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5%대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49.8%) 1위인 경쟁사 진로도 기존 제품보다 알코올 도수를 낮춘 ‘진로 제이’(18.5도)를 지난해 출시해 ‘순한 소주’ 시장에 발을 디딘 바 있다. 그러나 ‘적절한 도수’에 대한 논쟁은 경쟁사들 간 마케팅 전쟁만큼이나 뜨겁다. 롯데주류의 김 대표는 “16도대의 소주라 맹물 같다고 말들 하지만 알칼리 환원수의 입자가 알코올과 결합해 소주 맛을 유지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진로 등 경쟁사 측은 ‘알코올 도수를 낮춘다고 해서 무조건 순한 소주가 아니다’라는 생각. 소주보다 순한 청주나 ‘사케’ 등(15∼16도)과의 차별성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편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80여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줄곧 하향세를 보여 왔다. 1924년 진로의 전신인 진천양조상회가 출시한 소주(35도)는 1960년대 들어 30도로 낮아졌으며, 1980년을 전후해 25도, 2000년대 들어서는 25도 미만의 소주가 속속 출시된 바 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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