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회장 “석유화학 계열분리 가능성 없다”

  • 입력 2009년 8월 1일 02시 57분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신임 회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금호아시아나 1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박삼구 명예회장(오른쪽)에게서 건네받은 그룹기를 흔들고 있다. 박 신임 회장은 “창업회장 때부터 내려온 ‘집념과 도전’의 정신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신임 회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금호아시아나 1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박삼구 명예회장(오른쪽)에게서 건네받은 그룹기를 흔들고 있다. 박 신임 회장은 “창업회장 때부터 내려온 ‘집념과 도전’의 정신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집념과 도전으로 재도약” 금호아시아나 박찬법號‘이륙’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이끌어 갈 박찬법 신임 회장 체제가 31일 출범했다. 박 신임 회장은 일각에서 나오는 금호석유화학의 계열분리나 박찬구 전 화학부문 회장과의 법정 분쟁 가능성에 대해 “둘 다 가능성 제로”라고 잘라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그룹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호석유화학 계열 분리 가능성은 ‘제로’”라며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절차상) 전혀 흠결이 없기 때문에 (박찬구 전 회장) 해임 불복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각의 의혹을 일축했다.

박찬구 전 회장이 금호석유화학 외에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다른 계열사 대표직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적절한 절차와 형식으로 해결되리라고 본다”면서 “(박찬구 전 회장이) 우선 금호석유화학 대표에서 해임됐기 때문에 더는 걱정할 만한 사태가 없으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주주인 박삼구 명예회장과의 역할 분담에 대해 “그룹의 모든 업무는 그룹 회장의 책임 아래 추진된다”며 “다만 재무구조개선 약정안은 대주주로서의 의무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명예회장께서 책임을 다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이어 “대주주의 전폭적인 지지 없이는 최고경영자(CEO)는 힘이 없다”며 “대주주의 지지와 성원을 바탕으로 그룹을 소신껏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계열사 사장급 이상 임원 21명이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회장 취임식에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하는 것은 흔하지만, 기자회견장까지 사장단 전원이 참석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룹 관계자는 “사장단이 신임 회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8시에 열린 취임식에서 박 회장은 “경영환경이 중차대하고 엄혹한 시점에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게 됐다”며 “창업회장 때부터 우리 그룹은 ‘집념과 도전’의 정신으로 위기를 헤쳐온 저력이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하루속히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전열을 가다듬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취임식에는 박삼구 명예회장을 비롯해 그룹 사장단과 임직원 400여 명이 참석했지만 박찬구 전 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한편 신임 회장 취임과 함께 어수선했던 그룹 분위기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대우건설 매각 등 구조조정 추진도 신임 회장의 의지 속에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오너 형제 간 갈등도 박삼구 회장 쪽이 주도권을 쥐면서 예상외로 빨리 진화되는 모습이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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