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두달새 300원 ↓

  • 입력 2009년 5월 8일 02시 56분


■ 7개월만에 코스피 1400 탈환

외환보유액 늘고 달러차입 쉬워져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달러 유출 우려로 홍역을 치른 한국의 외환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늘었고,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원화가치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전달보다 61억4000만 달러 증가한 2124억8000만 달러다. 지난해 9월 말(2396억7000만 달러) 이후 최고치이며 월중 증가폭은 2006년 1월(65억4000만 달러)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한은은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액 30억 달러가 외환보유액으로 편입됐고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이 늘었으며 △영국 파운드화 강세로 정부가 보유한 파운드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이 수출금융 형태로 정부에서 지원받은 외화를 상환한 것도 보유액을 늘렸다.

국내 은행들의 외화 조달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이 해외채권을 발행했고 외환은행도 최근 8000만 유로의 외화자금을 들여왔다. 국민은행은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10억 달러 규모의 ‘커버드 본드(Covered Bond)’를 발행했다고 7일 밝혔다. 달러 공급이 늘면서 원-달러 환율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3월 초 달러당 1570원까지 치솟던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가다 7일엔 연중 최저치인 1262.30원까지 떨어졌다. 환율이 두 달 만에 20%나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자 이번에는 환율 급락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채산성을 떨어뜨려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외환딜러는 당국이 달러당 1200∼1250원 선에서 속도조절 차원의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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