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뛴다]조선업 “No.1은 쭉∼ 계속된다”

  • 입력 2009년 2월 23일 02시 54분


해외 조선소 건설 현지업체 인수 등 글로벌 경영에 온 힘

《지난해 해외에서만 431억 달러를 벌어들여 세계 1위를 굳게 지킨 한국 조선업은 대표적인 수출산업으로 손꼽힌다. 조선업 수출비중은 지난해 전체 산업의 10.2%로 반도체를 제치고 처음으로 수출 1위 산업으로 등극했다. 조선업은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어 글로벌 경영전략은 필수다. 올해 세계 경제위기로 중국 조선업체들이 크게 고전함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는 오히려 수성(守城)의 기회를 갖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 STX, 해외 일류 조선업체 인수…광폭 횡보

STX조선은 지난해 중국 랴오닝 성 다롄 시에 첫 해외 조선소를 구축한 데 이어 세계 최대 크루즈선 업체인 노르웨이 아커야즈사(현 STX유럽)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격적인 경영에 힘입어 STX조선은 2001년 법정관리 대상이던 대동조선을 인수해 문을 연 지 8년 만인 지난해 12월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4위(720만7000CGT)로 올라섰다.

특히 크루즈선 부문은 국내 조선업계가 아직 손대지 못한 미개척 분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커야즈는 액화천연가스(LNG)선과 극지 쇄빙선에 대한 원천기술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STX조선은 STX유럽을 통해 크루즈선과 쇄빙선 등 특수선 생산에 주력하고,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STX다롄에선 벌크선과 자동차 운반선을 집중 생산할 계획이다.

STX조선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고, 브라질 조선소를 방문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도 해외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선박 102척을 건조해 세계 20개국에 수출하는 등 전체 매출액의 절반가량을 조선 분야에서 걷어들이고 있다. 지속적인 해외시장 진출로 현대중공업은 2007년 ‘100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해 수출액 124억 달러를 달성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 설비)를 7기가량 수주해 이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FPSO는 원유를 시추하고 저장할 수 있는 초대형 해양설비로 기당 가격이 15억∼20억 달러에 이른다.

○ 중국, 오만, 필리핀 등에 조선소 세워

삼성중공업은 중국 생산시설 확장과 고부가가치 선박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97년부터 중국 저장 성 닝보 시에서 선박 블록 공장을 운영한 삼성중공업은 산둥성 롱청시에 두 번째 블록 공장을 최근 세웠다. 삼성중공업은 앞으로 4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에서만 연간 50만t의 블록을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중국에서 생산한 블록을 거제조선소까지 옮기는 데 사흘이 걸리지만 낮은 인건비 등으로 국내보다 원가경쟁력에서 월등히 앞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물량 가운데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선박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려 중국, 일본 등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해외 합작 조선소 건설로 글로벌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2006년 대우조선해양은 오만 정부와 합작 계약을 하고 수리 조선소를 현지에서 짓는 중이다. 조선소가 완공되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고경영자를 선임해 위탁경영을 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위탁경영 대가로 연간 약 100억 원 규모의 로열티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지난해 1월 나이지리아 국영 석유회사와 손잡고 합작 해운사인 ‘나이다스’를 만들기도 했다. 나이다스는 지난해 5월부터 원유 수송을 시작했다. 대우조선 측은 “조선업을 기본으로 연관 산업인 해운업에 진출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도 부산 영도조선소의 용지 면적 한계로 설비증설을 고민하다 2007년 필리핀 수빅만 경제자유구역에 수빅조선소를 세웠다. 수빅조선소는 현재 초·중대형 컨테이너선과 탱커선, 벌커선 건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앞으로 FPSO 등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품목을 늘릴 예정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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