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감면’ 소식에 수도권 미분양시장 변화 조짐

  • 입력 2009년 2월 14일 02시 58분


모델하우스 북적… 문의전화 10배 늘기도

미분양 아파트 490여 채를 분양하고 있는 경기 용인시 신봉동 동일하이빌 모델하우스에는 13일 궂은 날씨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2일 정부의 양도소득세 감면대책이 발표되기 전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이날은 오후 3시까지 30여 명이 직접 승용차를 몰고 왔다.

김태연 동일하이빌 분양소장은 “오늘은 문의전화가 평소의 10배가량 폭주했다”며 “계약이 가능한 동, 호수를 자세히 물어보는 등 적극적으로 구매하려는 수요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정부가 서울을 뺀 수도권과 지방의 신축주택(미분양 포함)에 대해 양도세를 5년간 감면 또는 면제해 준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인 13일 건설회사들의 수도권 모델하우스에는 문의전화가 크게 늘었다. 경기침체로 얼어붙은 아파트 분양시장에 조금씩 온기가 도는 분위기였다.

총공급량 4600여 채 중 680여 채가 미분양인 경기 고양시 식사동 일산자이 모델하우스에도 문의전화가 이어져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이날 걸려온 전화는 260여 통으로 평소의 4배를 넘었다.

정명기 GS건설 분양소장은 “미분양 아파트를 사면 1가구 다주택자로 보지 않는 이점 때문인지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많았다”며 “80% 이상은 서울 고객들”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 500여 채를 분양 중인 고양시 덕이동 동문굿모닝힐 모델하우스에도 문의전화가 평소(20여 통)의 3배 수준으로 늘었다. 경기 광주시 오포읍의 ‘e-편한세상’은 미분양 물량이 159m²(48평)와 192m²(58평)로 대형이지만 13일 문의전화가 평소의 4배가량 왔다고 대림산업이 밝혔다.

일부 수요자는 이날 계약을 하기도 했다. 회사원 박모 씨(33)는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에 있는 미분양 아파트를 계약했다. 박 씨는 “주목받던 광교신도시가 경기침체로 미분양됐지만 앞으로 5년 안에는 분명히 양도차익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부산 금정구 장전동에서 분양되고 있는 ‘금정산 SK뷰’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정부 대책이 나왔지만 문의는 별로 없다”며 “하지만 수도권의 분위기가 좋아지면 지방까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에는 올해 분양되는 신규 물량에 대한 문의도 이어졌다. 이달부터 6월까지 7000여 채가 분양되는 인천 청라지구 등 호재가 있는 인천지역 경제자유구역 분양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수요자들은 양도차익을 확실히 쥘 수 있다는 점을 큰 매력으로 느끼는 것 같다”며 “분양가가 시세보다 싼 곳이나 확실한 호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신규 청약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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