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임원실 벽 허무니 마음의 벽도…

  • 입력 2008년 12월 1일 02시 59분


최근 사장실과 임원실을 모두 없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임원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SK커뮤니케이션즈
최근 사장실과 임원실을 모두 없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임원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SK커뮤니케이션즈
■ SK커뮤니케이션즈 ‘소통 프로젝트’ 한달

의사소통 활발

업무효율 높여

경제위기 극복

‘싸이월드’와 ‘네이트’ 등을 운영하는 SK그룹 계열 SK커뮤니케이션즈가 사장실을 비롯한 모든 임원실을 없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주형철 사장의 제안으로 11월 초 ‘임원실 벽 허물기’ 프로젝트에 착수해 같은 달 3일부터 주 사장을 비롯한 임원 12명이 모두 별도의 방 없이 일반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으로 30일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20층에 있던 사장실과 층마다 2, 3개씩 있던 임원실을 모두 없앴다. 새로 생긴 공간에는 회의실이 설치됐다.

주 사장은 조직 개편을 앞두고 “인터넷 기업은 활발한 의사소통과 혁신적인 마인드가 필수 요소”라며 벽 허물기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의사소통 문화가 정착돼야 업무 성과와 직원 만족도가 높아진다”며 “임원실을 없애 임원과 직원 간의 거리를 좁히고 업무 효율을 올려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자”고 말했다.

올해 7월 취임한 주 사장은 구성원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취임 직후 본부별 간담회를 갖고 직원들과 회사의 비전 및 현안을 토론했으며, 분기별 단체 영화 관람을 하는 등 사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직원들은 이 같은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SK커뮤니케이션즈 커뮤니케이션개발팀에서 근무하는 박지영 씨는 “사실 처음엔 임원들이 별도의 방 밖에 나와 있는 게 어색했지만 금세 적응이 됐다”며 “예전에는 문의할 것이 있어도 임원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게 꺼려졌는데 이제는 서로 얼굴을 자주 보고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어 회사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 홍보팀 신희정 과장은 “임원실 벽 허물기는 호칭 파괴와 함께 회사 문화를 수평적이고 민주적으로 바꾸려는 노력 중 하나”라며 “임원과 직원 간 거리가 줄어드니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오고 구성원 간의 결속력이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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