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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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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25일자 A1면 참조
한화, 대우조선 우선협상자로 선정
▶본보 25일자 B1면 참조
한화, 실사 - 최종가격 협상 남겨… 금융위기가 변수
장일형 한화그룹 부사장은 26일 “그룹 자체적으로 70∼80%의 자금을 마련하고 나머지는 외부에서 조달할 예정”이라며 “국내 재무적 투자자와의 협의를 끝내 투자확약서(LOC)를 받아 놓은 상태이며 최근 해외 전략적 투자자들의 투자 문의도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무적 투자자는 자본 이득을 목표로 하고 전략적 투자자는 자사(自社)와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장 부사장은 “해외 전략적 투자자는 이번 한화 컨소시엄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최근 해외의 주요 기업 몇 군데에서 접촉해 왔다”며 “모든 제안을 검토해보고 본계약까지 마친 뒤 시간을 갖고 한화에 가장 유리한 전략적 투자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찰가로 6조5000억 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 한화는 △보유 현금 및 유동성 자산 2조 원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공개(IPO) 3조 원 △부동산 매각 2조 원 △전략적 및 재무적 투자 2조 원 등 최대 9조 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24일 밝힌 바 있다.
정인성 한국산업은행 부행장도 당시 “한화는 여러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확약을 했고 시장이 어렵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좀처럼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한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나온다.
당장 기업공개를 통한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조달과 부동산 매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한화는 대한생명의 지분 21%를 매각해 1조50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인데 약세장이 지속되면 대한생명 지분 매각을 늦출 수밖에 없다.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 보유 부동산 매각도 쉽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한화가 계획대로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조선업을 위축시켜 대우조선의 인수 시너지를 감소시키고 기존 한화의 사업실적도 떨어뜨리는 ‘승자(勝者)의 저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결국 약(藥)이 될지, 독(毒)이 될지 아직 누구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