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 잇단 ‘팔자’ 증시 하락 부채질

  • 입력 2008년 10월 7일 02시 56분


“펀드 환매 사태 대비 현금확보”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해 온 투신권이 최근 ‘팔자’에 나서면서 증시 하락 압력을 높이고 있다.

6일 코스피시장에서 투신권은 1241억 원어치(잠정)를 순매도(매도액에서 매입액을 뺀 것)해 8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보였다.

투신권은 코스피가 1,500 선 밑으로 떨어진 9월 이후 지난주까지 총 2조6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에 800억 원어치가량을 순매수한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감안하더라도 투신권의 매도세는 두드러졌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투신권이 주식 매수에 나서면서 증시의 수급상황 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되면서 매수세가 사라지고 대신 매도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투신권이 매도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는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의 증가세가 사실상 정체돼 있는 데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대량 환매(펀드런) 사태에 대비해 자산운용사들이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는 점이 꼽힌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9월 초부터 1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는 1600억 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를 두고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투신권의 종목 교체 과정에서 생긴 일시적인 매도세 증가’라는 분석과 ‘증시 불안으로 수급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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