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쇠고기 반대시위,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성장 저해”

  • 입력 2008년 6월 27일 21시 04분


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미국산(産)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가 장기적으로 한국의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금융시장 참여도 꺼리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각국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국제 신용평가회사가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쇠고기수입 반대시위에 대해 의견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디스 국가신용등급담당 톰 번 부사장은 로이터통신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가 (한국의) 단기적 경제 전망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장기적 측면에서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시위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국영 금융기관 민영화가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번 부사장은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와 같은) 국가주의적인 정서(nationalistic mood)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금융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꺼리게 해 한국이 아시아지역 내에서 경쟁력 있는 금융 중심지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한 금융시스템 개혁을 힘들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가 미국 의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승인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가 단시간 안에 현실화될 가능성은 일축하면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한국의 대외부채 증가에 대해선 우려하는 시각을 보였다. 번 부사장은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와 맞물린 단기 대외부채의 빠른 증가, 일관성 없는 정책, 보다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 환경은 (한국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킬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그는 "최근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의문점이 남아있기 때문에 현재 'A2'인 한국의 신용등급엔 즉각적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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