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BMW‘650i 컨버터블’

  • 입력 2008년 5월 13일 02시 59분


신형 V8엔진 367마력 속도를 위해 태어났다

요즘 서울 거리에서 어지간히 멋진 수입차들도 시선을 끌기 쉽지 않다.

이런 차 저런 차 모두 ‘흔해진’ 탓이다. 그런데도 BMW ‘650i 컨버터블’은 달랐다. 시내를 주행할 때 행인들과 다른 차 운전자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신호등 앞 교차로에 정지했을 때는 노골적으로 차를 훑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잘빠진 외관은 물론 4.8L급의 신형 V8엔진에서 나오는 367마력과 박력 있는 엔진음에 도취돼 시간을 보내다 보면 ‘질주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 것도 같다.

대충 시간을 재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 6초 정도면 충분했다. 그냥 마음속으로 느끼기엔 3, 4초나 지났나 싶었지만(제원표상으로는 5.7초).

서울 강남 쪽에서 자유로를 타고 파주 출판단지로 향하니 차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조금만 페달을 밟으면 마치 인터넷 게임처럼, 어느새 앞 차가 눈앞으로 바짝 다가오고 상체는 뒤로 끝까지 젖혀져 있다. 고속주행 시험장에서 달려본 결과 시속 200km까지는 살짝 발만 올려도 나가는 느낌이고, 시속 230km 정도가 되어서야 ‘속도의 벽’이 감지됐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모를 정도로 가속의 힘은 일관되게 파워풀하다. 시속 160km대 정도라면 웬만한 커브길이라도 큰 무리는 없다. 속도가 올라가도 엔진 소리가 그다지 커지지는 않지만 보통 음량의 라디오 소리가 거의 묻힐 만큼 바람소리가 커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가속과 감속이 한결 더 다이내믹하게 느껴지는 이유, 페달과 발끝의 접촉 하나하나가 더욱 화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장치 덕분이다. 운전석 앞유리 하단에 속도계를 포함한 각종 주행정보가 상시적으로 나타난다.

30분 이상의 ‘속도 운전’을 마감하고 브레이크를 밟으니 예상보다 많은 식은땀이 났음을 깨닫는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해 1억7120만 원이다. ‘속도’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차는 그저 ‘쓸데없이 비싼 차’일지 모르겠다. 12.9L로 100km 주행이 가능해 비슷한 차종에 비해 연비는 괜찮은 편이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