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보는 잭 웰치, 사람은 잘못봤다?

  • 입력 2008년 4월 18일 03시 06분


2000년 11월 잭 웰치 당시 GE 회장(왼쪽)이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한 제프리 이멜트 회장 내정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00년 11월 잭 웰치 당시 GE 회장(왼쪽)이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한 제프리 이멜트 회장 내정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제프(Jeff)는 신뢰성의 문제가 있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이 16일(미국 시간) GE 계열사인 미국 CNBC-TV에 출연해 자신이 직접 뽑은 후계자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을 이례적으로 공개 비판했다.

이멜트 회장이 지난달 중순까지 GE의 1분기(1∼3월) 실적 전망에 대해 ‘순이익 10% 증가’를 약속했다가 11일 실제 실적 발표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6%나 줄어든 최악의 성적’을 내놓자 최고경영자(CEO)의 중요한 덕목인 신뢰를 저버렸다고 지적한 것이다.

웰치 전 회장은 “그(이멜트 회장)는 그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3주 만에 빗나갔다. 그는 자기 발등을 스스로 찍는 실수를 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실제로 이멜트 회장의 ‘못 믿을 입’은 시장의 차가운 반응으로 이어졌다.

GE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12.79% 폭락했다. 외신들이 “GE로서는 1987년 10월의 ‘블랙 먼데이’ 이후 가장 수치스러운 주가 하락”이라고 지적할 정도였다.

이멜트 회장은 자신의 목표가 빗나간 이유에 대해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파산 위기에 처하는 등 예상치 못한 금융시장 상황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그의 경영능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웰치 전 회장은 ‘이멜트 회장의 멘터(조언자)’답게 이날 방송에서 따뜻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멜트가 2001년 CEO가 된 뒤 GE의 실적은 좋았다. (지난해보다 줄어든) 1분기 순이익도 40억 달러(약 3조9600억 원)에 이르고 올해 총 200억 달러가 넘을 것이다. 이멜트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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