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홍보대사가 ‘뜬다’

  • 입력 2008년 3월 12일 02시 59분


학생들은 기업체험 기회, 기업은 마케팅 효과

소비재 기업들뿐 아니라 은행-공기업도 적극 활용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하는 장광남(23·용인대4) 씨는 수석무역이 수입, 판매하는 위스키 J&B의 대학생 홍보대사다.

‘J&B 파티 메이커’라는 이름의 수석무역 홍보대사는 보통의 대학생 홍보대사처럼 대외 홍보 활동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6개월가량 ‘파티 플래너’ 수업을 듣고 파티 기획안을 제출하는 일을 한다. 회사 측은 20명의 ‘J&B 파티 메이커’들이 짠 파티 아이디어를 실제 파티와 연계해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이다.

장 씨는 “이전부터 파티를 좋아해 파티 플래너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며 “이 과정을 통해 꾸준히 준비해 파티 플래너를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 취업에 유리-홍보효과 쏠쏠

‘전문가’로 키워주는 대학생 홍보대사가 기업과 대학생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기업은 홍보대사를 통해 소비자에게 거부감 없는 홍보 효과를 올리고 참신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젊은 층에 친근한 이미지를 주는 효과도 있다.

대학생들은 경제적인 도움을 얻고 취업에 필요한 정보와 경험을 쌓는다. ‘J&B 파티 메이커’처럼 평소 접하기 힘든 분야의 전문가 과정을 들을 기회도 있다.

25일까지 모집하는 아모레퍼시픽 미쟝센 브랜드 홍보대사 ‘미쟝센 스타일테이너’도 비슷하다. 스타일테이너는 스타일(style)과 엔터테이너(entertainer)를 합쳐 만든 신조어. 스타일테이너로 뽑힌 대학생은 모델, 댄스, 헤어 메이크업 등의 전문 강사에게서 교육을 받고, 준비한 작품을 9월에 열리는 ‘스타일테이너 헤어쇼’에서 발표하게 된다.

제일모직의 캐주얼 브랜드 후부의 홍보대사 ‘후부 스타일리더’에게는 각종 행사에서 모델로 활동할 기회가 주어진다. 워킹 같은 모델 교육은 물론, 홍보기획, 프레젠테이션 등의 교육도 받는다.

○ 기업들 잇따라 도입

소비재 기업뿐 아니라 은행과 공기업도 대학생 홍보대사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기업은행, 부산은행 등이 대학생 홍보대사 제도를 운영 중이며 한국마사회도 대학생 홍보대사를 모집하기로 했다.

홍보대사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대학생 홍보대사 ‘KB 캠퍼스 스타’를 모집했던 국민은행은 올해 2기를 21일까지 모집한다.

국민은행 홍보부 최인석 팀장은 “지난해 젊은 층을 겨냥해 출시한 KB스타 통장의 네이밍 작업에 홍보대사들이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친 성과 때문에 2기 홍보대사를 모집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은행도 대학생 홍보대사들이 제안한 10여 개의 예금, 대출 상품 기획안을 관련 부서에서 상품화할지 검토하고 있다.

류호준 수석무역 마케팅본부 상무는 “홍보대사는 장기적인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투자”라며 “기업과 대학생이 서로의 에너지를 공유하는 마케팅 수단이라는 점에서 홍보대사를 모집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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