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금융빅뱅 대비 ‘체력 보강’

  • 입력 2007년 10월 2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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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실탄’ 현금 확보 총력… 증권사 인수-신설…

국민은행은 12일 금융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추진할 ‘지주회사 설립기획단’을 신설했다.

지금처럼 은행 체제를 유지하면 자회사 출자한도가 자기자본 18조8000억 원의 30%인 5조 원에 불과하지만 지주회사가 되면 장기적으로 자기자본을 모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국내 최대 은행이지만 5조 원이라는 돈은 은행 경영진이 공언한 증권사 인수나 신설, 외환은행 인수, 해외 은행 지분투자 및 인수 등을 동시에 추진하기에 넉넉한 편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4단계 방카쉬랑스 도입,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행, 외환은행 매각 및 우리금융그룹 민영화 등 ‘금융 빅뱅’을 앞두고 주요 금융회사들이 인수전의 실탄으로 쓸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증권사 보험사 인수 시도 활발

금융회사들은 2009년 1월의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투자업무에 강점을 지닌 증권사를 인수하거나 신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 기업은행 SC제일은행 등이 증권사 인수 또는 신설 의사를 밝혔고 솔로몬저축은행은 KGI증권 인수를 진행 중이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금융투자 부문에서 수익을 거두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보수적인 자산관리에 중점을 뒀던 은행들이 증권사 인수와 투자전문 인력 확보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과 보장성보험 판매를 허용하는 4단계 방카쉬랑스를 앞두고 보험사를 인수하거나 보험 분야를 강화하려는 시도도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SC제일은행이 여러 경로를 통해 보험업 진출 의향을 밝힌 상태다.

내년 이후 구체적으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자산 212조 원의 우리금융그룹 민영화도 금융계의 판도를 뒤흔들 변수로 꼽힌다.

○ 지주회사, 현금 확보 경쟁

금융회사들은 금융 빅뱅이 본격화할 것에 대비해 인수합병(M&A)을 위한 출자 여력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주회사 전환 시 장기적으로는 출자 여력이 더 생기지만 당장은 국민은행이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출자 여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전환 시기를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다.

출자 여력이 1조 원가량인 기업은행은 중소형 규모의 보험사와 증권사를 인수하거나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비싸 고민하고 있다. 이경준 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정부 지분이 많아 자본을 확충할 방법이 별로 없다”며 “출자 여력 확보를 위해 이익금은 대부분 내부유보로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계는 하나은행이 지난달 20일 중간배당을 결의하고 하나금융지주에 3286억 원을 배당한 것도 금융회사를 추가 인수할 여력을 갖추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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