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설비투자 IT편중 심각"<현대硏>

  • 입력 2007년 6월 10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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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설비투자는 정보기술(IT)에 대한 편중도가 매우 심각해 경기의 부침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불균형적 구조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설비투자 행태의 한일간 비교와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설비투자는 IT산업이 60~80%를 차지하고 있어 편중도가 매우 심각하다"면서 "이에 따라 IT경기의 부침에 과도하게 민감한 불균형적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설비투자가 IT에 편중된 것은 전통 주력산업인 철강, 화학, 자동차 등 자본집약적인 장치산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데다 새로운 설비투자 수요를 창출시키는 연구개발 투자가 상대적으로 미진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반면 일본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는 2005년 현재 IT 20%, 자동차 40%, 화학·기계 각 20% 안팎으로 주요 산업별로 고른 비중을 보이고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자동차 업체들의 신형차 생산체제 구축, 석유화학 업체들의 고부가가치 기능성 수지 분야 설비능력 확대에 힘입어 IT경기와 상관없이 설비투자의 기복없는 증가세를 기록 중이라고 연구원은 말했다.

국내의 설비투자는 외환위기 이전에는 GDP의 14% 수준으로 1998년을 제외하고는 일본보다 높았으나 최근에는 GDP의 9%수준에 불과한 반면, 일본은 설비투자가 GDP의 9~11%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돼 2005년에는 한국과 일본의 설비투자 비중이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일본 기업들이 연구개발 투자패턴에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일본기업들의 경우 신제품 개발과 연구 개발 투자가 모두 안정적인데 비해 한국기업들은 연구개발보다는 신제품 개발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어 경기침체시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크게 줄이는 특성이 있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이는 한국경제의 장기 성장잠재력에 대한 투자 부진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국내 설비투자가 갖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출총제 폐지, 수도권 규제의 완화를 통해 기업의 투자활력을 높이고, 비IT 산업이나 서비스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유발하고,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매칭펀드 조성 등 조세와 재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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