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 한국지사장 “삼겹살 구이기 만든 테팔의 변신 놀랍죠?”

  • 입력 200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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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요구를 넘어서 기업이 먼저 소비자에게 새로운 제품과 문화를 전달해야 합니다.”

프랑스 가정용품 브랜드 ‘테팔(Tefal)’로 잘 알려진 그룹 세브의 자비에 데무티에(45·사진) 한국 지사장은 지난달 30일 “한국 진출 10년 만에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까다로운 ‘한국 아줌마’들의 취향을 잘 파악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룹 세브의 한국 지사가 세워진 것은 1997년.

지사가 설립되자마자 외환위기가 닥쳤지만 세브는 잇달아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며 오히려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갔다.

무선 전기주전자, 전기그릴, 전기찜기 등 출시 제품마다 성공을 거뒀다.

데무티에 지사장은 “트렌드를 좇는 한국 소비자들의 ‘열린 마음’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적극적으로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브는 신제품 마케팅 전략으로 ‘요리 교실’을 활용했다. 백화점, 대형 할인점 등 주부들이 몰리는 곳을 찾아 요리 강좌를 열었다. 낯선 요리 기기였지만 제품 시연을 본 주부들은 곧 세브의 고객으로 이어졌다.

세브가 2004년 가정용 에스프레소 기기를 국내에 출시할 때만 해도 성공보다는 실패를 점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인스턴트커피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상 비싼 에스프레소 기기를 구입할 가구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에스프레소 교실이 스무 번 넘게 열리는 동안 가정용 에스프레소 기기 매출액은 2배로 껑충 뛰었다.

세브는 한국의 독특한 음식 문화를 반영한 제품들도 내놓았다. 삼겹살 기름이 잘 빠지는 구이판과 전골 요리가 가능한 전골판이 함께 있는 요리 기기(왼쪽 사진)가 그것. 세브는 진한 커피보다는 부드러운 카페라테와 카푸치노를 선호하는 한국인들을 겨냥한 에스프레소 기기도 내놓았다.

세브는 최근 소비자가 제품 사용 후기를 올리고 오프라인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열었다. 세브의 해외 지사 중에서 소비자와 기업이 쌍방향 소통할 수 있는 홈페이지는 한국이 유일하다.

데무티에 지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제작한 구이·전골 겸용 요리 기기는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해외에서도 출시한 경우”라며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역(逆)으로 현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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