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삼성 ‘2·7선언’ 1년 후…

  • 입력 2007년 2월 7일 02시 55분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사재(私財)를 포함한 8000억 원의 사회기금 헌납 등을 뼈대로 하는 ‘2·7선언’을 발표한 지 1년이 됐습니다.

당시 삼성은 이른바 ‘X파일 사건’을 통해 드러난 정치자금 제공 의혹,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 헐값 배정 사건, ‘삼성공화국론(論)’ 등 많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반(反)삼성 정서’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발표된 것이 2·7선언이었고 삼성은 그룹사(史)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선언’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삼성그룹은 2·7선언 1주년을 맞아 당시의 약속이 모두 지켜졌다는 요지의 자료를 6일 내놓았습니다.

삼성에 따르면 핵심 조항인 8000억 원 사회 헌납은 지난해 5월 22일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의 운영권을 조건 없이 교육인적자원부에 넘김으로써 삼성 측에서 할 수 있는 절차를 마무리했습니다. 삼성생명의 계열금융보험사 의결권 행사 제한 관련 소송 취하, 구조조정본부 기능 조정, 옴부즈맨 성격의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 구성 등도 지난해 상반기 이행됐습니다.

삼성의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거두면서 그룹 총수인 이건희 회장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에는 20개월여 만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만찬을 주재했고 기자들에게 한국경제와 삼성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이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해 최고고객책임자(CCO)를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섰습니다.

삼성이 2·7선언으로 많은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에게 사랑받는 삼성’이라는 근본 목표를 완전히 달성했는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이 국민적인 반감을 산다면 이는 삼성에는 물론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아무쪼록 삼성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 국민에게 진정한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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