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물 늘고 가격 하락 조짐…1.11부동산대책 여파

  • 입력 2007년 1월 14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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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과 원가 공개 확대, 청약 가점제 조기 도입, 주택 담보대출 건수 제한 등을 뼈대로 한 정부의 1.11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이 깊은 관망세에 돌입했다.

지난해 11.15대책 발표 이후 사실상 매매 거래가 중단된 터라 이번 대책 발표는 시장에 완전히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일부 아파트는 대책 발표 후 추가 매물이 나오고, 재건축 단지의 호가 하락도 가시화하고 있지만 매수세는 꿈쩍 않고 있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11.15대책 발표 전 13억5000만 원이던 34평형이 이달 들어 12억7000만 원까지 떨어지더니 1.11대책 후 다시 1000만 원이 내렸다. 매물도 단지를 통틀어 통상 5~6건이던 것이 현재 16건으로 늘었다.

A 공인중개업소는 "분양가 인하와 대출 강화 등 정부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며 호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재건축 단지도 분위기가 싸늘하다. 강남구 개포 주공, 강동구 고덕 주공, 둔촌 주공 아파트도 집을 팔아달라는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끊겼다.

둔촌동 B공인중개업소는 "재건축은 장기화될 것으로 각오하고 있어 분양가 상한제 영향은 크지 않은 것 같다"며 "다만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집값이 하락할까 봐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고덕동 C공인중개 업소도 "이번 대책으로 팔 사람은 조금씩 조바심을 내지만 살 사람은 더 느긋해져 거래 침체가 계속된다면 이어 가격도 조정을 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아직 매매값이 하락하진 않았지만 거래 없는 지루한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초구 서초, 잠원동 일대는 일반 아파트도 매물이 약간씩 증가 추세다.

서초동 D공인중개업소는 "10억원에 팔리던 매물이 9억5000만 원에, 20억 원짜리가 18억원에 나와도 거래가 안된다"며 "이번 대책 발표 후 그동안 싼 매물이 있나 알아보던 매수자들의 문의가 싹 사라진 반면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때문에 팔려는 매물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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