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증시 전망 ‘폭탄’은 살아 있다

  • 입력 2006년 12월 27일 2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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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지수 최고치를 대부분 1550~1600 선으로 예측하는 등 장밋빛 일색이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한때 1200선까지 급락했다가 최근 1400선에 겨우 올라서는 등 전반적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연초에 비해 45포인트(3.2%) 정도 올랐을 뿐이다.

증권사들의 내년 증시전망은 어떨까. 으레 그랬던 것처럼 내년 시장전망도 매우 우호적이다. 일부 증권사는 내년 코스피지수가 1,800선까지 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년 한국 증시를 위협하는 변수들을 감안하면 그렇게 낙관적인 상황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와 기업실적 개선은 호재

내년 증시 낙관론의 배경에는 '주식매수 기반 확대'가 깔려있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연기금의 내년 신규 주식투자 규모가 17조2600억 원으로 올해(6조5800억 원)보다 10조 원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 규모의 돈이 증시에 신규 유입되면 큰 활력소가 된다.

기업실적도 내년 하반기(7~12월)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은 "경제성장은 다소 둔화되지만 분기별 성장률이 점차 높아지면서 3년 만에 가시적인 기업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업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근거는 환율 안정과 국제유가 등 대외적인 환경이 개선되고 정보기술(IT) 경기도 회복될 것이라는 데 따른 것이다.

●대선정국 혼란, 부동산 버블, 북한 핵 등 악재도 적지않아

하지만 내년 한국 증시를 위협하는 변수들도 의외로 많다.

부동산 버블의 붕괴는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다.

동부증권 신성호 상무는 "만약 집값이 폭락하면 펑크난 걸 메우기 위해 환금성이 좋은 주식을 팔아치울 가능성이 높다"며 "역대로 부동산과 증시는 '동행' 관계이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 증시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소비침체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논리가 득세하는 상황이 부동산 시장 침체와 맞물리면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미쳐 내수주 실적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북한 핵문제는 여전히 큰 변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7일 "북핵을 둘러싼 위기는 더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불안한 안보상황이 펼치지면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올해 한국 주식을 10조 원 어치 넘게 팔아치웠던 외국인 매도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1980년대의 '1987년 미국 증시의 블랙 먼데이' △1990년대의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에 이어 △내년(2007년)에는 대통령선거, 달러급락, 부동산버블 등 3가지 악재가 빌미가 돼 한차례 더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연구원은 "역대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에는 증시가 하락세를 탈 때가 많았다"며 "환율 하락과 부동산 버블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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