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3개월째 동결…“집값 잡기 위한 금리 인상 안해”

  • 입력 2006년 11월 10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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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오른쪽)가 9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15층 강당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쳐 개회를 알리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콜금리를 3개월 연속 4.5%로 동결했다. 이훈구 기자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오른쪽)가 9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15층 강당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쳐 개회를 알리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콜금리를 3개월 연속 4.5%로 동결했다. 이훈구 기자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콜금리(금융회사 간 초단기 자금거래 금리)가 3개월 연속 동결됐다.

한국은행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콜금리를 현 수준인 연 4.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경기의 추세를 알기 위해서는 1∼2개월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세가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이지만 민간 소비 회복세가 주춤해지는 등 경기가 불안해 금리를 올리기 힘들었다는 것.

○ 집값보다는 정책 일관성 더 중시

한은은 8월 콜금리 인상 이후 현 금리가 ‘그럴 듯한 수준’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정책의 방향을 갑자기 뒤집으면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금리 인상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한은이 최근 경기 상황을 고려했을 수도 있다.

사실 금융시장의 주요 관심은 한은이 콜금리를 언제 인하할지에 쏠려 있었다. 여당과 정부 일각에서 물가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경기 부양 차원에서라도 금리 인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신호’가 수차례 나왔기 때문이다.

○ 다음 달 이후 인상 가능성도

시중에 유동성(자금)이 넘쳐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 한은은 다음 달 이후 언제라도 금리정책을 인상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 급등 양상을 진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올리지는 않겠지만 경기, 물가, 수출 등 거시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리를 조정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한은도 현 콜금리 수준이 적정 수준에 비해 다소 낮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이후 콜금리의 방향성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한은이 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지 않고 추가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을 우려한다면 연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대출 총량 규제 신중히 접근해야”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이 뭘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금융 대책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행법상 한은이 내놓을 수 있는 부동산 대책은 금리 인상과 금융회사 대출 한도 제한 및 사전 승인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대출 한도 제한 등은 ‘극심한 통화팽창기’에만 시행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은행별 대출총량 규제에 대해 “법에 허용된 수단이지만 통상적인 시장 메커니즘과 거리가 멀다”며 정책화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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