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녀’ 심술없이 떠났다

  • 입력 2006년 9월 1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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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마녀’는 14일 주식시장에서 심술을 부리지 않았다.

주가지수선물, 주가지수옵션, 개별주식옵션 등 3가지 파생상품의 만기가 겹친다고 해서 트리플위칭데이(triple witching day·세 마녀의 날)로 불리는 이날 국내 증시는 대량 매물의 충격 없이 하루 종일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는 기관투자가들이 사상 최대 수준인 매수차익거래 잔액을 청산하지 않고 다음 달로 이월하는 매매패턴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1.92%) 오른 1,358.75로 마감하며 한 주 만에 1,350 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8.50포인트(1.43%) 상승한 600.95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600 선을 넘은 것은 6월 2일 이후 처음이다.

○‘매물 폭탄 없었다’

트리플위칭데이가 증시의 관심을 끄는 것은 세 종류의 파생상품 만기를 앞두고 기관들의 대량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트리플위칭데이가 특히 우려됐던 것은 기관투자가의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약 2조2500억 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쿼드러플위칭데이 때의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8000억 원 정도였다.

그러나 걱정했던 매도 물량 급증은 나타나지 않았다.

증시전문가들은 개장 전까지 최대 8000억∼1조 원어치의 주식 매물이 쏟아져 나와 증시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지만, 오히려 기관투자가의 프로그램매매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

○‘상승 탄력받을 것’

증시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추세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파생상품 만기일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프로그램매매가 증시의 추세를 바꾼 전례는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트리플위칭데이는 증시를 잠깐 출렁이게 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며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이월돼 매물 부담을 계속 안고 가게 됐지만 이것은 그만큼 증시 전망이 밝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도 “단기적인 변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기 때문에 연말까지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환율 걱정이 있지만 대세가 꺾일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안병국 팀장은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설 만한 시점”이라며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 관련주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보험업종의 전망이 밝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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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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