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도 눈물도 없이… 경영권 둘러싼 골육상쟁

  • 입력 2006년 8월 21일 03시 07분


코멘트
○ 한진, 형제간 소송 2건 진행중

회사 경영권을 둘러싸고 기업인들의 부모와 자식 간 또는 형제 간의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한진그룹은 최근 형제 간 경영권 분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고 조중훈 회장의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4남인 조정호 메리츠증권 회장은 10일 서울중앙지법에 맏형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등을 상대로 6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들은 소장(訴狀)에서 “4형제가 24%씩 지분을 갖고 있는 기내 면세품 공급회사인 브릭트레이딩컴퍼니의 독점적 납품권을 조양호 회장이 협의 없이 다른 회사에 주었을 뿐 아니라 매년 받던 2억∼4억 원의 배당금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브릭트레이딩컴퍼니는 계열분리에 따라 2003년 대한항공과 거래를 중단했다”면서 “검찰 조사도 받았지만 무혐의로 끝났다”고 반박했다.

조남호 회장 등은 지난해 말에도 조양호 회장을 상대로 한진그룹 산하 정석기업 주식 7만 주의 상속권을 주장하며 민사소송을 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맛살로 유명한 오양수산은 부자(父子)와 모자(母子) 간에 3건의 소송이 얽히고설킨 채 진행 중이다.

아버지 김성수(84) 회장이 장남이자 회사 대표이사인 김명환(51) 부회장을 상대로 “최대주주인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주주총회를 열고 임원을 임명했다”며 “이를 취소해 달라”는 등 2건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

○ 오양수산, 부자-모자간 소송 얽혀

김 부회장은 지난달 말 어머니 최옥전 씨를 상대로 산업금융채권 56장(액면금액 합계 39억4800만 원)을 돌려 달라는 채권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김 회장이 2000년 뇌중풍으로 쓰러진 후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김 부회장과 나머지 가족들이 회사 경영권을 놓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형제의 난’으로 내홍(內訌)을 겪고 있는 두산그룹 총수 형제들도 법정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 두산, 경영권 분쟁 형사재판까지

지난해 7월 박용오 회장이 그룹회장을 동생 용성 씨에게 넘겨주며 주요 계열사인 두산산업개발의 경영권을 요구하면서 형제 간 분쟁이 촉발됐다. 형제 간 싸움은 검찰수사로 이어져 형사처벌까지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밖에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은 차남인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와 동아제약의 최대주주 자리를 놓고 지분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은 조카사위인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과 케이블TV 홈쇼핑회사인 우리홈쇼핑 경영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주요 기업 경영권 분쟁 현황
구분경영권 분쟁 내용
오양수산부자(김성수 회장-김명환 부회장)간, 모자(최옥전-김명환 부회장)간 소송 진행
두산그룹그룹 계열사 경영권 분쟁이 검찰 수사로 이어져 재판 진행 중
한진그룹형제(조양호-조남호-조정호) 간 소송 2건 진행 중
동아제약부자(강신호 회장-차남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간 동아제약 최대 주주 지분 경쟁
롯데그룹처삼촌-조카사위(신격호 회장-이호진 태광회장)간 우리홈쇼핑 인수 경쟁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