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판매나선 백화점…유통업계, 영역파괴 바람

  • 입력 2006년 7월 13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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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로 물건을 사고 파는 옥션, 방문 판매에 나선 명품 백화점 에비뉴엘, 인터넷으로 배추를 주문받는 홈플러스….'

유통업계에 영역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인터넷쇼핑몰이 무선인터넷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백화점이 물건을 싸 들고 고객 집으로 찾아간다.

또 할인점들이 배추 우유 생수 등을 트럭에 싣고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배달해준다.

e마켓플레이스(온라인장터)업체 옥션은 13일 SK텔레콤과 제휴를 하고 18일부터 '옥션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옥션 모바일은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네이트'에 들어가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서비스다.

휴대전화로 물건을 사고파는 'M커머스'는 이미 있었으나 지난해 시장규모가 100억 원을 밑도는 등 활성화되지 못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쇼핑 1위 업체인 옥션이 M커머스에 탐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박주만 옥션 사장은 "옥션모바일은 무선인터넷에 친숙한 10~20대가 앞으로 구매력을 갖출 것에 대비한 미래 전략 사업"이라며 "M커머스 저변 확대를 위해 무선인터넷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옥션은 연말까지 옥션모바일에서 거래금액 100억 원, 회원 50만 명 확보를 목표로 세웠다.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명품 쇼핑몰 에비뉴엘의 방문판매도 눈길을 끈다.

연간 5000만 원 이상을 백화점에서 소비하는 'VVIP'의 요청이 있을 경우 퍼스널 쇼퍼(고객쇼핑 도우미)가 고객 취향의 물건을 챙겨 들고 방문해 상품을 직접 고르도록 한다.

롯데백화점은 인터넷쇼핑몰 롯데닷컴에서 백화점 코너도 운영하고 있다.

패션잡화 화장품 의류 생활용품 등 백화점에서 파는 물건을 대부분 판매하지만 롯데닷컴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각종 할인과 이벤트를 활용하면 백화점보다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고 한다.

할인점 신세계이마트와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장보기 대행에 나서고 있다.

배추 한 포기, 사은품이 묶인 시리얼, 한 개 값에 두 개를 주는 우유 요구르트 등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1만5000여 가지 상품 중 고객이 인터넷으로 고른 것을 인근 점포에서 배송료 3000~4000원을 받고 배달해 준다.

신재호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쇼핑은 고객이 하는 것'이라는 개념이 허물어지고 있다"며 "온라인, 오프라인에 상관없이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유통업체는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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