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헉…헉…” 1300 高山등정…환율-유가 불안요인

  • 입력 2006년 7월 5일 0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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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때 1,200 선까지 내려갔던 코스피지수가 약 한 달 만에 1,300 선을 눈앞에 뒀다.

올해 코스피지수는 1,300 선과 사연이 깊다. 1∼3월 4차례 급락했지만 모두 1,300 선 부근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5월 들어 사상 최고치를 찍자마자 시작된 가파른 하락장에서도 1,300 선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10일가량 강력하게 ‘저항’했다.

코스피지수가 다시 1,300대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단 1,300 선을 넘어서더라도 그 이상의 지속적인 상승은 쉽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를 좌우하는 변수들이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다시 커진 환율 부담

최근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회복한 것은 지난달 말 미국 통화당국이 경제 성장의 둔화를 우려해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5월 세계 증시의 동반 폭락을 이끌었던 가장 큰 부담 요인이 일단 해소된 셈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증시의 본격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서 주식시장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떠오른 것은 환율이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책금리를 인상하자 달러당 원화 환율은 이틀 만에 960.50원에서 944.90원으로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가치가 상승)하면 기업이 수출로 얻는 이익이 줄어들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한국투신운용 김준년 차장은 “원화 강세는 상반기(1∼6월) 하락을 마무리하고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업종에 타격이 될 것”이라며 “미국 경기의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까지 겹치면 이들 업종은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의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견해도 있다. 피데스투자자문 신성수 전무는 “원-달러 환율이 920원대까지 떨어지지 않는 한 IT 등 수출 관련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1분기(1∼3월)처럼 환율이 시장 전체를 무너뜨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 상승도 악재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는 또 다른 변수는 국제 유가다. 미국 금리 인상의 중단 가능성이 높아지고 긴축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SK증권 최성락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의 금리 정책에 다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국제 유가는 주식시장을 위협할 최대 복병”이라고 강조했다.

부국증권 임정현 책임연구원도 “만약 국제 유가가 5월 초에 기록한 직전 최고가를 넘어 74달러 이상으로 상승한다면 증시에 대한 최근의 긍정적인 전망들은 대폭 수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불안 요인들을 극복하고 코스피지수가 1,300대에 안착할 것을 낙관하는 시각도 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계속된 지수 하락으로 세계 증시 가운데 가격 매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시장”이라며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돌아서고 있는데다 수탁액 40조 원을 넘어선 주식형펀드가 버티고 있어 1,300 선 돌파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 유가의 상승으로 유전 및 대체에너지 개발과 관련된 조선, 건설 등의 업종 전망이 밝아졌다.

대우증권 이창근 연구원은 “중동지역 석유화학제품 공장 건설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 주가 4만9500원을 제시했다.

대신증권 정연우 연구원은 천연가스 개발 관련주인 대우인터내셔널과 SK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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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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