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톡톡…문구시장 쑥쑥

  • 입력 2006년 5월 1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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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교보문고, 코즈니, 텐바이텐, 1300K, DCX의 공통점은?’

#답변

‘서점 아닐까?’라고 답하면 당신은 구세대!

정답은 수천 가지 디자인 문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전문 유통점들이다.

대형서점 교보문고도 디자인 문구 브랜드를 대거 유치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공책 한 권에 1만 원이 넘는 것들도 있지만 톡톡 튀는 디자인 때문에 매장은 언제나 10∼30대 여성들로 북적인다.》

디자인 문구 소품을 모아 파는 유통업체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성업 중이다. 톡톡 튀는 디자인, 다양한 유통망, 소비자의 기호가 맞아떨어지면서 ‘디자인 문구 시장’이 열리고 있다.

현재 디자인 문구 업체만 500여 개, 시장 규모도 10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 ‘20대가 만들고 20대가 판다’

서울 중구 명동 코즈니 매장을 찾는 고객은 하루 평균 2만여 명에 이른다. 화려하고 튀는 디자인에 끌려 지갑을 여는 여성 고객이 적지 않다.

전국에 매장 30여 개를 둔 코즈니는 올해 600억∼7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디자인 문구 판매에 주력하던 텐바이텐도 서울 종로구 대학로와 서대문구 신촌점 등지에 10여 개 오프라인 점포를 내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모닝글로리 아트박스 등이 이끌던 1990년대 팬시 문구 시장의 주 타깃이 10대 고객이라면 디자인 문구 시장은 20대 고객이 주축이다.

디자인 문구를 만들고 파는 사람들도 20대 때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디자인 문구 제조업체 밀리미터밀리그램(mmmg)의 배수열 대표는 25세이던 1999년 창업했고, 디자인 문구 유통전문점 텐바이텐도 이창우 대표 등 한양대 건축공학과 92학번 동기들이 28세이던 2001년에 만들었다.

mmmg의 배수열 대표는 “20대가 디자인하여 만들고, 20대가 팔고, 20대가 소비하는 시장을 새로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 화가가 문구 디자이너로!

동양화가 육심원(32·여) 씨는 여성의 다양한 표정을 화사한 색채로 표현하는 젊은 작가로 알려져 있다. 2004년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AM은 당시 무명이던 그에게 전시를 제안했다. 젊은 작가들을 발굴한다는 차원에서 기회를 준 것.

그런데 전시기간에 육 씨의 작품 카탈로그가 수천 부씩 팔리는 ‘이변’이 나타났다. 원본 그림은 못 사더라도 가까이 두고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였다.

갤러리 AM은 작년 9월부터 아예 다른 일은 제쳐두고 육 씨의 그림으로 아트문구를 만들고 있다.

육 씨는 “거리에서 내 그림이 담긴 수첩을 들고 있는 사람을 보면 마냥 즐겁다”며 “일본의 유명작가 나라 요시토모 씨처럼 대중과 함께하는 작가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디자인 문구 시장이 부상하면서 육 씨처럼 ‘실용적인 작가’를 표방하는 디자이너, 예술가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광고 디자인 회사 출신인 김한 씨는 2004년 디자인 문구업체 ‘7321’을 만들었다.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다이어리가 10만 개 이상 팔리는 등 디자인 문구 시장의 가능성은 매우 밝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

배 대표는 “노트 하나도 디자인의 숨결을 담겠다는 일념으로 만들고 있다”며 “아직은 보잘것없는 시장 규모지만 소비자와 함께 무럭무럭 커가고 있어 미래는 밝다”고 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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