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르면 오늘 오후 정몽구 회장 구속 여부 결정

  • 입력 2006년 4월 25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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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그룹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이르면 25일 오후 정몽구 회장 부자 등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25일 기자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박영수 중수부장 주재로 수사팀 회의를 열어 정 회장 부자를 비롯해 현대차 임직원의 구속기소 여부 등 신병처리 범위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중수부장은 자신과 채 기획관, 수사 검사 등 모두 9명이 협의한 회의 결과를 이날 오후 정상명 검찰총장에게 보고해 신병처리 범위 등과 관련한 최종 결론을 낸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르면 26일 현대차그룹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편법승계 비리 등에 연루된 임직원 등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채 기획관은 정 회장과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 재소환 여부와 관련해 "현 단계에서 별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해 사법처리 수위에 대한 수사팀 내부 의견이 이미 조율됐음을 시사했다.

채 기획관은 수사팀 회의에 대해서는 "증거관계를 논의하고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 누구 책임이 무거운지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병처리 수위를 두고 수사팀 내에 이견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견이 없다"면서 "미세한 사법처리 범위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일부 임직원의 사법처리 수위를 놓고 수사팀내 의견 차이가 다소 있을 수 있으나 정 회장 부자를 비롯한 나머지 핵심 인물들의 신병처리 방향에는 대체로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채 기획관은 '구속자 범위를 결정할 때 밝혀진 혐의나 법과 원칙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느냐'는 질문에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 그건 일관된 기조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24일 오전 9시 55분 검찰에 출두해 다음날 새벽 1시10분까지 약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으면서 비자금 조성 문제에서 일부 혐의만 시인하고 대부분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보인다.

채 기획관은 "정 회장이 재벌 총수답게 의연하게 조사를 받았고 태도는 상당히 성실했고 겸손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일부 혐의만 개괄적으로 시인했을 뿐 대체로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채 기획관은 또 정 회장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일부 시인한 혐의 내용은 아들인 정 사장이 시인한 혐의 내용과 서로 다른 내용이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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