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25일 기자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박영수 중수부장 주재로 수사팀 회의를 열어 정 회장 부자를 비롯해 현대차 임직원의 구속기소 여부 등 신병처리 범위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중수부장은 자신과 채 기획관, 수사 검사 등 모두 9명이 협의한 회의 결과를 이날 오후 정상명 검찰총장에게 보고해 신병처리 범위 등과 관련한 최종 결론을 낸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르면 26일 현대차그룹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편법승계 비리 등에 연루된 임직원 등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채 기획관은 정 회장과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 재소환 여부와 관련해 "현 단계에서 별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해 사법처리 수위에 대한 수사팀 내부 의견이 이미 조율됐음을 시사했다.
채 기획관은 수사팀 회의에 대해서는 "증거관계를 논의하고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 누구 책임이 무거운지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병처리 수위를 두고 수사팀 내에 이견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견이 없다"면서 "미세한 사법처리 범위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일부 임직원의 사법처리 수위를 놓고 수사팀내 의견 차이가 다소 있을 수 있으나 정 회장 부자를 비롯한 나머지 핵심 인물들의 신병처리 방향에는 대체로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채 기획관은 '구속자 범위를 결정할 때 밝혀진 혐의나 법과 원칙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느냐'는 질문에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 그건 일관된 기조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24일 오전 9시 55분 검찰에 출두해 다음날 새벽 1시10분까지 약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으면서 비자금 조성 문제에서 일부 혐의만 시인하고 대부분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보인다.
채 기획관은 "정 회장이 재벌 총수답게 의연하게 조사를 받았고 태도는 상당히 성실했고 겸손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일부 혐의만 개괄적으로 시인했을 뿐 대체로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채 기획관은 또 정 회장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일부 시인한 혐의 내용은 아들인 정 사장이 시인한 혐의 내용과 서로 다른 내용이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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