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고강도 감사 안팎]‘문어발 공기업’ 통폐합 추진

  • 입력 2005년 10월 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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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말이면 공공기관과 관련한 부실 문제가 더는 나오지 않을 정도로 하겠다.”

감사원 박종구(朴宗九) 제1사무차장은 6일 정부 산하기관과 국영기업 등 공공기관에 대한 전면적 감사 착수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감사는 대상 기관이 226개로 역대 최대일 뿐 아니라 감사 인원도 200명으로, 좀처럼 보기 드문 매머드급이다. 박 사무차장이 단장으로 감사를 총지휘한다.

과거 정부 주도로 진행되던 공공부문 개혁이 2001년부터 각 공공기관 자율 개혁체제로 바뀌면서 재발하기 시작한 ‘도덕적 해이’를 더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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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감사원은 일반 직무 감사 및 회계 감사에 병행해 각종 부패 요인, 예산 낭비 등을 철저하게 파헤칠 계획이다.

감사원은 본 감사에 앞서 지난달 예비조사를 실시해 한국토지공사와 한국산업은행 등 일부 공공기관의 문제점을 적발하기도 했다. 향후 본 감사의 강도를 예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국책 금융기관들의 고임금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해 임금피크제를 확대 적용토록 하는 등 개선책을 권고할 방침이다.

또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한 채 문어발식 경영을 하는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사업을 정리하거나 통폐합할 것을 요구한다.

이 같은 감사 결과는 정부의 공공기관 인사권자에게 통보된다. 문제가 있는 공공기관의 기관장은 더는 그 기관에 발붙이기 힘들게 된 것.

이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올해 7월 8일 반부패기관협의회 회의에서 “앞으로 사회 지도층의 부패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며 공공성이 강한 사회 지도층의 부패,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강도 높은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이와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직접적인 지시가 내려온 것은 없었다”며 “하지만 대통령도 공공기관 감사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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