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령 비서 대성그룹 전성희 이사 “비결은 자기관리”

  • 입력 2005년 4월 3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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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20대 같지 않나요? 호호호.”

늘 쾌활하고 낙천적으로 사는 대성그룹㈜ 회장 비서실 수석비서 전성희(全聖姬·62·사진) 이사. 꾀꼬리 같은 목소리를 지닌 그는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목소리만 들으면 20대 여성으로 착각할 만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찾아온 손님들이 가끔 날 보곤 ‘아까 전화 받은 젊은 여비서 어디 갔어요’라고 해요. 그러면 ‘잠깐 나갔다’며 시치미를 뚝 떼죠.”

매년 4월 마지막 주 수요일(올해는 4월 27일)은 세계비서협회(IAAP)에서 정한 ‘비서의 날’.

전엔 ‘차 끓이는 여성’ 정도로 인식되던 비서가 최근엔 최고경영자(CEO)의 주요 스태프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점점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최고령 비서로 아직도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전 이사는 김영대(金英大·63) 대성그룹㈜ 회장의 ‘오른팔’과 같은 존재. 하기야 27년째 비서로 그림자처럼 보필을 하고 있으니 김 회장의 생각을 꿰뚫을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은 회장님한테 ‘예스맨’이어도 난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야단’도 치고 그래요.”

그가 비서가 된 건 1979년.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약사 자격증도 갖고 있던 전 이사는 과장급 월급을 주겠다는 김 회장의 제의에 비서직과 인연을 맺었다. 김 회장은 전 이사의 남편(지난해 작고한 서울대 철학과 심재룡 교수)과 친구 사이였다.

당시 상무로 재직 중이던 김 회장은 진급을 거듭하며 그룹 총수가 됐고 전씨도 비서실 수석비서로 이사급 대우를 받고 있다.

그는 그토록 오랫동안 비서직을 잘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철저한 자기관리 때문”이라고 답했다. 전씨는 환갑이 넘은 요즘도 매일 오전 6시 30분까지 회사에 출근하고 하루에 1시간 이상은 무조건 외국어 학습을 한다.

“비서는 CEO와 동반자 관계이며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충고한 그는 “65세까지 비서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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