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삼성硏 ＂조급한 경기회복 기대심리 경계해야＂

한국의 대표적인 국책 및 민간 경제연구소가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 일고 있는 경기 회복론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이는 과도한 부채가 아직도 남아 가계의 소비능력이 회복되지 않았고 원-달러 환율의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 전망도 흐려 경제 악재가 여전히 적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일 내놓은 '국내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각종 지표의 추이를 고려할 때 국내 경기는 여전히 하강 국면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KDI 보고서는 소비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가계의 빚이 줄고 경기 회복으로 고용여건도 개선돼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대기업은 수익률 위주의 신중한 투자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투자여력이 부족해 투자도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기업들의 수출여건도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이날 발표한 '소비침체 지속원인과 탈출방안' 보고서에서 올해 초에 나타난 백화점 매출 증가가 내의 침구류 난방가전 등을 중심으로 이뤄져 한파(寒波)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는 "재래시장의 1분기(1~3월) 매출 전망이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악화되는 등 소비가 본격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올해 소비는 전년대비 3%내외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소비침체가 계속되는 원인으로 △소득증가율 둔화와 조세 및 준조세 증가에 따른 소비여력 감소 △부채상환 증가에 따른 가계부채 조정 △고용불안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관광 교육 등의 해외 소비 증가 △기업, 정부의 대응노력 미흡 등을 꼽았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날 내놓은 '기업경기 동향조사' 결과 매출액 상위 600대 대기업의 2월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5.7로 나타났다.

이는 1월의 전망 BSI(77.8)에 비하면 7.9포인트 높아진 것이지만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넘지 못해 여전히 경기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업이 더 많았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