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 “가자! 코리아로”… 한국, 테스트시장에 적격

  • 입력 2004년 8월 22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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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최근 한국시장에 새삼 주목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일단 한국시장에서 ‘검증’을 받는 것은 이제 구문(舊聞)이다.

한국에서 본사 사장단 회의를 개최하는가 하면 한국지사장이 본사 임원으로 승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본 소니에서는 ‘브릭스(BRICs)’에 한국을 포함시켜 ‘브릭스(BRICKs)’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시장 규모가 작지 않은 데다 고소득층도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외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도 다국적기업들의 한국시장 공략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시장 ‘전초기지’=도요타자동차는 22일 렉서스 ‘뉴 ES330’ 모델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 내놓았다. 이는 렉서스 최대 시장인 미국보다 한 달 앞선 것.

닛산도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의 자체 판매망을 확보해 내년부터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다. 인피니티가 자체 판매망으로 북미시장 이외에 진출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논란이 있지만 주류 담배 등 고가 소비재에서도 한국시장이 ‘테스트 마켓’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적 주류업체인 프랑스의 페르노리카는 최근 한 병에 1200만원인 ‘로얄살루트 50년산’을 세계적으로 255병만 한정 판매하면서 국내시장에 가장 먼저 20병을 공급했다.

담배 ‘던힐’ 생산업체인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는 지난해 한 갑에 3500원 하는 고급담배 ‘던힐 톱리프’를 세계 처음으로 한국에서 선보였다.

▽한국인의 마음을 잡아라=한국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본사 차원의 ‘공들이기’도 남달라졌다.

BMW는 매년 독일 본사에서 세계 기자 설명회를 열 때마다 한국을 가장 먼저 언급하고 있다. 또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을 작년 7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그룹 임원으로 승진시켰고 올해 초 그룹 사장단 회의를 한국에서 처음 열었다.

도요타자동차는 한국에서 신차 발표회를 열 때마다 본사 차량개발 총책임자를 직접 보내 소개하도록 하고 있다.

이언오(李彦五)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국내 상류층의 구매력이 아직 건재한 데다 외환위기 이후 외제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줄면서 다국적기업들의 공략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릭스(BRICs):

미국의 증권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2000년대 들어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는 4개국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 만든 용어.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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