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시장 M&A경쟁 활발

  • 입력 2004년 8월 2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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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빠진 국내 중견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을 둘러싸고 국내외 기업들의 인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수출 전문 중견업체 벨웨이브를 비롯해 지난 달 말 화의를 신청한 텔슨전자와 맥슨텔레콤 모닷텔 등이 인수전의 타깃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의 판도 변화와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논란 등의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 단말기업체 사냥에 나선 외국 업체들=국내 중견 제조업체들이 경영난에 빠지자 중국과 영국은 물론 태국, 인도네시아 등 각국 업체들이 해당업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중견 업체의 경영난은 중국 시장의 수익성 악화와 자금 압박이 주된 요인으로 기술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내수시장을 보유한 중국 업체들은 한국 중견업체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여기는 모습이다. 현재 광둥성(廣東省)과 랴오닝성(遼寧省)에 기반을 둔 업체 등이 국내 업체 인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텔슨전자는 중국 업체와의 M&A를 통해 기업 회생을 추진하고 있다. 세원텔레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매물로 나온 맥슨텔레콤도 2¤3개 중국업체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고 있다.

벨웨이브의 경우 현재 SK텔레콤 외에 중국 휴대전화업체 및 홍콩의 투자전문업체 등과도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중견업체들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과 유럽 방식(GSM) 분야 기술력을 두루 갖춰 영국은 물론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 업체들로부터도 인수 제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전에 가세한 SK텔레콤=외국 업체의 움직임에 맞서 국내에서는 서비스업체인 SK텔레콤도 인수전에 가세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텔레텍의 단말기 사업 강화를 위해 중견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벨웨이브와 M&A 관련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텔슨전자와 맥슨텔레콤에 대해서도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기존 제조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서비스업체가 제조까지 겸하면 제조업체의 입지가 위축돼 주력산업인 휴대전화 산업의 기반이 무너진다는 게 이유다.

삼성전자와 팬택 등 제조업체들은 "서비스업체의 단말기 제조 겸업에 대해서는 내수물량 제한 등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인 반면 SK텔레콤은 "SK텔레텍의 M&A 추진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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