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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1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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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몽골의 바가누르 지역.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130㎞, 자동차로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이 곳에서 한국과 몽골 양국 간의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바로 ㈜대한항공이 다음달 1일까지 지난해 신입직원과 함께 이 지역에 포플러 나무묘목 3000그루를 심는 것. 이날 '대한항공 숲 조성식' 행사에는 조양호(趙亮鎬) 한진그룹 회장과 몽골의 대통령 비서실장 및 산림청장, 항공청장 등이 참석해 양국의 우의를 다졌다.
대한항공 측이 이 곳에 나무를 심는 까닭은 바로 중국의 황사를 막는 방풍림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중국 서부와 내몽고 지역에 급속한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황사 현상은 매년 아시아 전역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 한때는 경작도 가능했던 바가누르 지역 역시 현재 빠른 속도로 사막으로 바뀌고 있어 방풍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에 대한항공은 신입직원의 해외연수를 아예 '몽골 봉사 연수'로 만들고, 신입직원 102명과 함께 3차에 걸쳐 13일간 나무 심기 활동에 나서는 것. 특히 이번 숲 조성은 1999년부터 사막화 방지 활동을 벌여온 '시민정보미디어센터'와 함께 공동으로 진행한다.
이들은 숲 조성 외에도 울란바토르의 학교 및 고아원, 바가노르 교육센터 등을 방문해 학용품 및 운동용품, 생필품 등을 전달한다. 기업의 인력·비용과 시민단체의 노하우가 맞아떨어진 '민간 외교사절단'인 셈.
사실 한진그룹과 몽골의 인연은 상당히 각별하다. 1992년 대한항공이 몽골에 항공기를 무상 기증하는가 하면, 매년 몽골의 대학생들을 한국에 초청해 일체의 유학 경비를 부담하고 있다.
이에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은 1992년 몽골 정부로부터 공화국 최고 훈장인 북극성훈장을 받았으며, 바가반디 몽골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조양호 회장을 초청해 국빈 예우를 베풀었다.
조 회장은 "신입직원들이 글로벌 정신과 사회봉사 정신을 함께 배울 수 있었던 기회"라면서 "국내 뿐 아니라 세계 환경 보호 등에 앞으로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울란바토르=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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