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금통위원 이성남씨…이덕훈 강문수씨 새로 선임

  • 입력 2004년 4월 21일 18시 29분


한국은행의 최고 의결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에 처음으로 여성이 임명돼 사회 각계에 불고 있는 여성파워를 확인해줬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성남(李成男) 국민은행 전 감사.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1일 이 전 감사와 이덕훈(李德勳) 전 우리은행장, 강문수(姜文秀) 한국개발연구원(KDI) 전 선임연구원 등 3명을 신임 금통위원으로 임명했다.

첫 여성 금통위원인 이 전 감사는 서울 출신으로 1969년 씨티은행에 입행해 21년간 근무한 금융전문가다. 1999년 이헌재(李憲宰) 당시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에 의해 전격적으로 발탁돼 금감원 검사총괄실장, 검사총괄 담당 부원장보를 지냈다. 지난해 3월 국민은행 감사로 자리를 옮겨 근무해 왔다.


경기 광주 출신인 이 전 행장은 KDI 금융연구팀장, 대한투자신탁 사장을 거쳐 최근까지 우리은행장으로 재직했다. 전남 영광 출신인 강 전 연구원은 한은 출신으로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뒤 98년부터 KDI에 재직하고 있다.

이번 금통위원 인사에는 청와대가 직접 간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당초 재정경제부와 한은이 추천했던 인물들이 인선 과정에서 다수 탈락했으며 청와대가 여성 금융인 우대, 지역 안배, 낙하산 인사 배제 등의 원칙을 갖고 최종 조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전 감사와 이 전 행장은 이른바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물이어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도 이번 인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금통위원 인사에서 박철(朴哲) 한은 고문을 지지했던 한은측은 박 고문이 배제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 인사에서 이 전 감사는 금감원, 이 전 행장은 한은, 강 전 연구원은 재경부로부터 각각 추천받았다.

한은 노조는 “이번 인선 과정에서 각 기관의 추천권이 완전히 무시됐으며 자기 기관 출신자를 추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서로 ‘교차추천’을 하는 등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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