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高유가 극복에 모두 나서야

  • 입력 2004년 3월 21일 18시 20분


기름값 오름세가 계속되면 다음 달부터 차량 강제 10부제와 심야영업시간 제한 등 2단계 에너지소비절약조치가 시행된다. 정부는 이에 앞서 오늘부터 승용차 자율 10부제 등 자발적인 에너지소비절약 유도에 초점을 둔 1단계 조치에 나선다. 국민생활에 일부 불편이 예상되지만 고(高)유가 현상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대책이라고 본다.

현재 중동산 두바이유의 20일 이동평균가격은 배럴당 3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한때 배럴당 38.18달러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달 말 총회에서 감산(減産)을 최종 결정하고, 국제적인 테러 확산, 중국의 에너지 수요 증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혼란, 달러 약세 등의 불안 요인이 계속되면 4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유가 급등은 각종 재화와 용역의 생산원가를 크게 올려 기업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서민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또 선진국의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어 우리 수출에 타격을 줄 우려도 있다. 내수 부진, 가계 부실, 청년 실업, 원자재난, 성장잠재력 저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는 더 휘청거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이제야 1단계 조치에 나서는 것은 때늦은 감이 있다. 정부는 안이한 자세를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 준비해 둔 에너지대책을 차질 없이 시행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 현실에서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모든 기업과 국민이 비상시기라는 각오로 자율적인 에너지 소비절약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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