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급랭 전국으로 확산…초기계약률 20%도 안돼

  • 입력 2003년 11월 16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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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주택시장안정종합대책 이후 얼어붙기 시작한 서울 등 수도권의 부동산 경기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80∼90%에 육박하던 부산, 대구 등 주요 광역시 아파트 초기 계약률이 20%대로 뚝 떨어지는 등 침체 기미가 뚜렷해지고 있다.

K사가 지난달 말 대구 북구에 분양한 아파트 초기계약률은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 달 가까이 예비당첨자 등을 동원해 겨우 60%를 채웠다는 것.

최근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 분양이 잇따르며 호황을 누렸던 부산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0월 중순 L사가 용호동에 분양한 아파트는 초기계약률이 40%, 10월 말에 T사가 운현동에 분양한 아파트는 15%에 불과해 분양일이 늦을수록 계약률이 하락했다. 지방업체가 해운대구에서 분양 중인 한 아파트에는 1순위 청약자가 한 명도 없어 충격을 더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올 하반기부터 서울 등 수도권을 타깃으로 부동산 규제대책이 쏟아지자 대형건설업체들이 지방의 재건축아파트, 주상복합 등에 눈을 돌리면서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으로 지방시장마저 침체기에 접어들자 업체들은 난감한 입장.

대우건설 서종욱 상무는 “지방 부동산시장은 수도권보다 늦게 달아올라 먼저 사그라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보유세 강화 방침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이 지방시장에서 먼저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남 진해시에서 아파트를 분양 중인 P사 관계자는 “10·29 대책이 투기수요를 겨냥하고 있어 실수요가 많은 지방아파트에 대해서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한 주 동안 서울지역 아파트 시가총액은 재건축아파트가 1조2716억원이 떨어지는 등 총 1조4828억원이 하락해 가격 급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급매물은 쌓이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추가하락을 기다리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국세청이 지난 주말부터 중개업소에 대해 세무조사에 나서면서 거래는 아예 끊긴 상태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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