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100억外 추가모금 밝혀낼까… 김영일의원 소환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7시 56분


코멘트
14일 한나라당 김영일 전 사무총장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출두하기 전 대검 기자실에 들러 대선자금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안철민기자
14일 한나라당 김영일 전 사무총장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출두하기 전 대검 기자실에 들러 대선자금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안철민기자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영일(金榮馹) 의원이 14일 검찰에서 소환 조사를 받고 귀가함에 따라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불법 모금 의혹이 어느 정도 밝혀질지 주목된다.

검찰은 그동안 한나라당에 대선자금을 제공한 기업들과 대선 당시 당 재정위원장이던 최돈웅(崔燉雄) 의원, 이재현(李載賢) 전 재정국장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한나라당이 SK 이외의 다른 그룹에서도 불법 대선자금을 모금한 정황을 상당히 포착했다.

우선 SK비자금 100억원 수수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구속된 이 전 국장의 진술 등을 통해 김 의원과 최 의원, 이 전 국장, 재정국 직원들의 역할이 드러났다.

또 대선을 앞둔 지난해 11월 말경 한나라당 재정국 사무실에 SK비자금 100억원과 당비 30억원을 합한 것보다 훨씬 많은 현금이 보관된 정황과 최 의원이 대선 기간 다른 대기업에 전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SK 외에 삼성 LG 롯데 현대자동차 등 다른 대기업에 대한 모금을 최 의원과 함께 다른 의원들도 맡았을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어 다른 의원들이 소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김 의원은 “대선이 끝난 뒤 불법 대선자금의 모금 및 집행 내용이 담긴 자료를 폐기하도록 이 전 재정국장에게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대선자금 불법 모금과 집행의 총괄책임자로 김 의원을 우선 지목하고 있으나 대선 당시 당 고위인사들이 개입했거나 공모했을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자금 모금과 관련해 최 의원에게 “독촉하지 말라”며 제지한 정황이 일부 드러난 만큼 법적 책임과 관련 없이 이 전 총재의 사전인지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는 상태다.

이 부분에 대한 수사는 전적으로 객관적인 정황 확보와 관련자 진술 등에 달려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이 “대선 전 SK가 도와준다는 사전보고를 받았으며 SK에서 돈이 들어왔다는 사후보고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함에 따라 대선자금 모금 보고라인이 수사의 사정권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다시 소환될 김 의원이 불법 모금과 관련한 책임을 ‘윗선’으로 떠넘기거나 불법 모금 비선조직의 존재를 밝힌다면 수사의 표적은 이 전 총재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지난해 대선 주자였던 노무현 대통령과의 형평성 문제가 곧바로 제기될 수 있어 당 핵심부에 대한 수사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