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규모 구조조정 나선다…국민銀 122개 점포 문닫아

  • 입력 2003년 10월 2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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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대규모 인력 및 점포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영업이 중복되거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를 정리한다는 방침에 따라 다음달 24일까지 순차적으로 전국의 개인 및 기업점포 122개의 문을 닫고 유휴인력을 재배치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1084개 개인점포 가운데 84개를 다음달 24일자로, 기업점포 176개 가운데 38개를 이달 6일자로 폐쇄키로 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비용절감과 신규사업에 배치할 인력확보 차원에서 중복 점포를 정리하는 것”이라며 “122개 점포 폐쇄로 540억원가량의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고객들의 일시적인 불편을 덜기 위해 문을 닫는 일부 점포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를 늘려 배치하고 고객 불편처리 전담창구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점포 폐쇄에 따라 200여명의 유휴인력이 생길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아직 명예퇴직 실시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

일단 휴대전화를 이용해 송금 등 은행업무를 처리하는 뱅크온 서비스나 방카쉬랑스 등 신규사업에 남는 인력을 재배치해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중복되는 점포를 정리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흥은행은 실적이 저조한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고 이 과정에서 남는 인력은 교육 또는 연수를 활성화해 흡수하기로 했다.

조흥은행 영업점포는 현재 470개로 이 중 절반 이상이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조조정폭이 예상외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최동수(崔東洙) 조흥은행장은 “노조와의 합의에 따라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하지 않겠지만 자발적인 형태의 명예퇴직 가능성까지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명예퇴직 형태로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울은행과의 합병으로 중복 점포가 상당수 생긴 하나은행도 올해 이미 38개 점포를 폐쇄했으며,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중복 점포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상위직급에 인력이 몰려있는 직급별 인력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이달 6일부터 10일까지 부장급 간부 등 345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우리은행은 이번에 100여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명예퇴직 신청자는 12월 19일자로 퇴직하게 되며 해당 직급 평균임금의 18개월분을 특별퇴직금으로 받는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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