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직원 갇히고… 경찰 늑장출동…뻥뻥 뚫리는 새마을금고

  • 입력 2003년 9월 29일 18시 10분


코멘트
사설경비업체의 안이한 대응과 경찰의 늑장 출동으로 새마을금고가 털렸다.

29일 오전 8시29분경 인천 중구 율목동 송북새마을금고 2분소에 가스총으로 추정되는 무기를 든 복면강도가 침입해 여직원들과 출동한 경비업체 직원을 위협해 감금한 뒤 현금과 수표 등 7000여만원을 털어 달아났다.

범인은 직원 이모씨(대리·28·여)가 출근하려고 출입문을 여는 순간 가스총으로 보이는 무기로 머리를 때린 뒤 스카치테이프로 손발을 묶어 주방에 감금했다.

범인이 결박하기 직전 이씨는 경비업체와 연결된 비상벨을 눌렀다.

범인은 이어 출근한 주모 과장(36·여)을 무기로 위협해 금고문을 열게 하고 미리 준비한 배낭에 현금 3478만2000원과 수표 3570만원 등 7048만2000원을 넣은 뒤 주씨를 결박해 주방에 감금했다.

범인은 또 출동한 경비업체 남자 직원 1명이 새마을금고로 들어서자 무기로 위협해 객장 내 금고에 감금한 뒤 8시46분경 도주했다.

경비업체 직원은 경찰에서 “새마을금고 직원이 출근해 자동 경비시스템을 해제한 직후 곧바로 비상벨이 울려 오작동인 줄 알고 혼자 출동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사설경비업체의 112신고를 접수한 뒤 즉시 출동하지 않고 근무 교대시간이라는 이유로 후임 근무자에게 출동을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경비업체의 신고를 받은 뒤 13분 만인 8시47분경 현장에 도착했다.

당시 새마을금고에는 여직원 3명 가운데 1명이 출산휴가 중이어서 본부에서 남자 직원 1명이 파견돼 근무하고 있었지만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출근하지 않았다.

경찰은 평소 여직원만이 근무하는 새마을금고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범인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 TV에 찍힌 녹화 테이프를 분석하는 한편 목격자를 찾고 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범인은 170∼173cm의 키에 검은색 티셔츠와 바지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