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주가약세 내달까지 이어질듯”

  • 입력 2003년 9월 28일 17시 21분


코멘트
한국 증시는 이제 어떻게 될까.

경기 회복 부진으로 비틀거리던 한국 증시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과 유가 상승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종합주가지수 700선을 깨고 내려갔다. 700선 붕괴는 투자심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10월까지는 하락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11월 이후 연말 장세에 대해서는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하락장의 성격과 논리=우리증권 신성호 상무,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본부장 등 3명은 이번 하락의 본질이 3월 이후 추세적 상승에 따른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상승 기조가 근본적으로 꺾인 것은 아니라는 낙관론이다.

신 상무는 “장기적 상승 기조는 살아있지만 단기 중기적 조정이 왔다”고 말했다. 내수부진 등 국내외 경기 회복 부진에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이 증시 조정을 촉발했다는 것.

이 센터장은 “외국인이 일방적으로 증시를 띄웠는데 그들이 힘을 잃었고 주가가 오른 만큼 경제 회복이 되지 않았으니 조정이 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전 본부장도 “6개월 오른 증시가 한번은 쉬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박 상무는 “2000년 이후 세계 증시는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과정에 있으며 3월 이후 미국 한국 등 세계 증시가 오른 것은 장기 하락 과정에서 나타나는 잠깐 동안의 반등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2000년 이후 세계 증시 하락은 1980년 이후 추세적인 상승에 따른 조정현상이라는 설명. 실제로 월별 종합주가지수 고점(高點)은 2000년 1월 1,066.18에서 2002년 4월 943.54로 낮아졌다. 2003년 9월의 775.88은 낮아지고 있는 꼭지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02년과 2003년 증시가 오른 이유에 대해 박 상무는 “9·11 테러 이후의 돈이 풀렸고 외국인투자자들이 일부 종목을 ‘편식’하면서 잠시 증시를 띄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환율 하락에 대해 전 본부장과 박 상무는 전혀 다른 해석을 했다. 전 본부장은 “원화가 강세인 것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져 달러를 많이 벌어들였기 때문”이라며 “미국도 무작정 중국과 한국의 환율을 낮추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상무는 “환율이 떨어지면 수입 물가가 낮아지고 국내 기업들도 경쟁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낮춰야 하므로 결국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고 투자를 줄인다”고 전망했다.

▽단기 반등과 연말 장세=박 상무는 종합주가지수가 680∼690을 딛고 이번 주 초에 720∼730까지 반등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것이 무너지면 10월 말까지 지수가 640∼650선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파동을 그리면서 장기 하락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에 비해 나머지 세 사람은 10월 중 주가지수가 670∼690선을 딛고 11월 이후 다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말 장세에 대한 전망도 제각각이다. 박 상무는 “올 고점은 지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센터장도 “반등해도 주가 회복 속도는 느릴 것”이라며 800선 아래를 점쳤다.

신 상무는 “현재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고 전 본부장은 “800선 이상”을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