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락 쇼크…투자가이드]추세전환인가 일시 조정인가

  • 입력 2003년 9월 22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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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5개월 연속 주가상승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 예상되던 때에 환율급락이라는 악재가 나타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 ‘울고 싶던 때(주가하락)에 뺨을 맞은(환율급락) 것’으로 표현하는 증시전문가들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6개월 만에 찾아온 폭락장=22일 하루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4.48% 내리며 한 달 전인 8월 13일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강세장의 원인으로 자주 인용하던 ‘원-달러 환율 하락’이 주가 폭락의 원인으로 돌변했다. 최근까지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상승에 따른 이익과 환율하락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해 한국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

그러나 ‘지나친 원화 강세는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마이너스’라는 쪽으로 투자자들의 평가가 바뀌면서 시장에 충격이 왔다. 외국인도 이날 6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투자자들의 단기대응 요령=종합주가지수 폭락은 종종 시장 추세의 변화를 의미한다. 증시는 3월 17일 폭락을 딛고 5개월 내내 올랐다. 그러나 증시가 상승 추세일 때 큰 폭으로 하락하면 추세가 꺾이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증시가 4% 이상 폭락한 이후 강하게 반등하면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또 하락하거나 크게 오르지 못하면 추가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송학 교보증권 이사는 “단기적으로는 엔-달러 및 원-달러 환율 추세가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크게 할 것”이라며 환율 추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원화가치 상승이 특정 기업에 이득인지 손해인지도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

고유선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대미(對美) 수출 경쟁력 하락과 함께 기업의 달러표시 부채, 달러표시 자산 현황도 잘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달러표시 부채(수입물품대금 등)가 많은 회사는 이익을 보고, 달러표시 자산(외상수출대금)이 많은 기업은 손해다.

▽중장기 전망은 엇갈려=임 이사는 “정보기술(IT) 분야의 경기회복이 이끈 증시 상승추세는 아직 깨지지 않았다”며 성급한 주식매도는 가급적 피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이종우 한화증권리서치센터장과 정 부장은 “환율 급락이 경제 회복을 더 느리게 할 수 있다”며 일단 팔고 지켜보는 쪽을 권했다.

한편 채권 수익률(금리)은 추석 이후 가파르게 떨어진 상태(채권 값 상승)여서 더 크게 내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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