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월드]"길들이면 10년 애인" 새차 관리는 이렇게

  • 입력 2003년 9월 22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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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빨리 내 차를 장만할 수 있을까’에 골몰해왔다는 오윤정씨(25·여·LG생활건강 근무). 오랜 기다림 끝에 올해 8월 드디어 ‘오너 드라이버’의 대열에 들어섰다. 새 차를 산 지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라세티는 아직도 설렘이다. 운전석에 앉기 전에는 밤새 무사했는지 자동차를 한 번 휘 둘러본다.

하지만 이런 의례(儀禮)는 외모를 점검하는 데 그친다. 자동차의 기능이나 성능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기 때문.

이런 오씨에게 최근 위기감이 생겼다. 자동차를 초기에 어떻게 길들이는지에 따라 자동차의 연비, 최고속도 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여성들이 자동차를 잘못 길들여 중고차 가격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말도 들었다.

“어떻게 해야 ‘여자가 탄 차 같지 않게’ 오래 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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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큰맘 먹고 GM대우의 영업소를 다시 찾은 오씨. GM대우 애프터서비스팀 이승헌 과장(44)에게 말했다.

“저는요, 자동차에 대해서는 계기판(연료표시)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 휘발유를 넣어야 한다는 것밖에 몰라요.”

▽차의 성능은 초기에 결정=자동차의 연료효율과 성능은 어떻게 해야 좋아질 수 있을까.

이 과장은 “자동차는 운전자의 습관을 학습한다”며 “운전자가 먼저 좋은 운전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GM대우에서 ‘라세티’를 장만한 오윤정씨가 자동차 애프터서비스 담당 이승헌 과장으로부터 ‘자동차 길들이기’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권주훈기자 kjh@donga.com

‘좋은 운전습관’이란 ‘3급(急)’을 피하는 것. 급가속, 급제동, 급출발이다. ‘3급’에 길들여진 차는 잘 길들여진 자동차의 연료효율보다 최대 10∼20%나 떨어진다고 한다.

“새 차를 사서 고향에 내려가 짐을 바리바리 싣고 돌아오는 것도 금물입니다. 능력 이상의 짐을 실으면 엔진에 부담을 주거든요.”

주행거리가 1000∼2000km에 이를 때까지는 자동차의 속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초기에 너무 저속(低速)으로 운전하거나 무리하게 가속하면 차의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 따라서 시속 20∼30km로 주행하는 것을 피하고 반대로 4000rpm 이상으로 급가속하거나 140km 이상 고속으로 달리는 것도 피한다. 2000∼3000rpm으로 시속 60∼80km로 달리는 게 최상의 연비를 내는 차로 길들이는 방법이다.

또 충분한 워밍업(warming-up)은 엔진을 오래 사용하기 위한 필수 조건.

“자고 일어나서 바로 달리기를 하면 관절에 무리가 생기잖아요. 자동차도 마찬가집니다. 시동을 걸고 바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부품의 마모가 심하지요.”(이 과장)

주행 중에는 엔진의 윗부분까지 올라왔던 엔진오일이 정지한 상태에서는 아래로 다 내려가는 만큼 다시 윗부분까지 올라갈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 적당한 워밍업 시간은 여름철이 1∼2분, 겨울철이 5분 정도다.

▽기초 정비는 이렇게 하라=오씨는 내친 김에 간단한 자동차 정비에 대해 배우려는 욕심을 냈다. 평소 “혹시라도 혼자 운전하다 자동차가 서버리면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걱정을 갖고 있었다.

이 과장은 “초보자들은 5000km마다 전문가의 점검을 받아보는 게 좋다”면서도 “하지만 평소 간단한 점검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보닛을 열어보는 게 중요하다. 보닛을 열어본다면 점검의 30%는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 브레이크오일은 브레이크패드가 얼마나 닳았는지를 알아보는 척도다. 가장 중요한 것은 냉각수가 부족하지 않은지 때때로 점검하는 것. 오른쪽에 위치한 냉각수 뚜껑은 뜨거울 때 열지 말아야 한다. 내부의 증기가 팽창돼 자칫 터질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갓길에 주차된 차를 본 적이 있으시죠? 냉각수가 부족하면 안에서 끓어서 냉각호스가 터지는 등 폭발하는 겁니다.”(이 과장)

타이어의 균형이 안 맞아 한쪽만 닳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때때로 살펴보는 게 좋다. 바퀴의 안쪽이나 바깥쪽만 닳았다면 타이어의 균형이 맞지 않는 것. 방치하면 점점 심해지다 자동차에 쏠림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는 만큼 근처 정비소에 들러 빨리 교정하는 게 좋다. 자동차 안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려면 에어클리너를 4만km 전후해서 교환해주는 게 좋다는 설명. 또 엔진 내로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 엔진 마모를 줄일 수 있다. 가격은 8000∼1만3000원. 예전에는 새 차를 사서 주행거리가 1000km쯤 되면 엔진오일을 바꾸도록 권장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서울처럼 열악한 교통 환경에서도 5000km마다 바꿔주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 또 대부분의 경우 미션오일은 교환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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