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멋]휴전선 횡단…음료업계 ‘개성 마케팅’

  • 입력 2003년 6월 9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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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음료 게토레이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야구선수 최희섭를 내세우는 광고(윗쪽)를 마련했다.(사진제공 롯데칠성) 한국코카콜라의 파워에이드는 영화 ‘메트릭스 리로디드’를 패러디한 광고로 맞서고 있다.

스포츠음료 게토레이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야구선수 최희섭를 내세우는 광고(윗쪽)를 마련했다.(사진제공 롯데칠성) 한국코카콜라의 파워에이드는 영화 ‘메트릭스 리로디드’를 패러디한 광고로 맞서고 있다.

여름이 일찍 찾아왔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끈적거리는 습도, 뜨끈뜨끈한 아지랑이마저 피어오르는 길 위에서 행인들은 어느새 목이 탄다. 이럴 때 간절해지는 것은 시원한 한 잔의 갈증해소 음료수.

이들의 손길을 잡기 위한 음료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들이 쏟아내는 각종 스포츠 마케팅과 재미있는 이벤트에 소비자들은 입과 눈이 모두 즐겁다.

▽갈증해소 음료수는 스포츠와 찰떡 궁합=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 제조업체인 동아오츠카는 지금까지 해오던 스포츠 마케팅 쪽을 강화했다.

여름철 대목을 앞두고 음료업체들이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길거리 이벤트를 열거나 타깃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 상품을 홍보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코카콜라

우선 19일부터 22일까지 ‘포카리스웨트배 오픈 골프대회’를 열고 참가자들에게 홍보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상금 2억5000만원을 걸고 김포 시사이드 골프장에서 진행되는 이번 골프 대회에는 프로와 아마추어 골퍼 150여명이 참가한다.

8월에는 ‘포카리스웨트와 함께 하는 휴전선 155마일 횡단’ 행사가 있다. 올해 3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는 중고생 및 대학생 155명이 참가 신청을 마친 상태. 분단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물론 비무장지대(DMZ)의 자연생태와 병영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동아오츠카측의 설명이다.

또 다른 이온음료 게토레이는 메이저 리그 타자인 최희섭 선수를 내세웠다. 게토레이의 생산업체인 롯데칠성은 ‘게토레이-네이트 빅 초이(choi) 빅 찬스 대잔치’를 열고 퀴즈를 푸는 사람 가운데 19명 정도를 추첨해 최 선수의 메이저리그 경기 관람을 시켜줄 계획이다. 이들에게는 시카고의 스포츠과학연구소 GSSI에 견학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8월31일까지 게토레이 홈페이지(www.gatoradekorea.co.kr)나 네이트 홈페이지(www.nate.com)에 접속해 퀴즈를 풀면 된다.

▽색깔과 주제가 있는 마케팅으로 승부한다=사방이 하얗게 칠해진 심문실. 검정색 선글라스에 정장을 걸친 비밀요원이 무표정하게 앉아 딱딱한 어조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비밀요원 X입니다. 가끔 몸이 노곤해질 때가 있죠. 메트릭스로 에너지가 빨려나간 것처럼…. 그러니 에너지를 다시 재충전해야 해요. 다행히 파워에이드가 에너지를 공급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더 마셔요.”

최근 방영되기 시작한 파워에이드의 TV광고 장면이다. 영화의 주인공 ‘네오’가 심문당하는 장면과 끊임없이 에너지를 충전시켜야 하는 기계화된 영화 속 인간의 이미지를 패러디한 것이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파워에이드 판매사인 한국 코카콜라는 최근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매트릭스2-리로디드’를 이용해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제품 포장도 영화 속 디지털 이미지와 같은 초록색의 기다란 문자 조합으로 꾸몄다.

영화 개봉일인 5월23일부터 6월30일까지는 할인권이 인쇄된 매트릭스 제품 라벨을 메가박스나 CGV 영화관에 가져오면 콜라와 팝콘 세트를 할인해 주는 행사도 진행한다.

이온음료 외에 일반 음료의 마케팅 역시 다양하다. 코카콜라는 6월 한달 동안 주부들이 모이는 장소에 얼음으로 만든 대형 이글루를 설치하고 코카콜라를 상징하는 북극곰 캐릭터가 등장하는 시음회를 열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곰돌이 푸 허니레몬의 판촉을 위해서는 미키마우스, 라이온킹, 알라딘의 지니 등 등 월트 디즈니의 캐릭터들이 모두 동원됐다. 이들 캐릭터는 7월과 8월 어린이들이 많이 모이는 테마 파크와 유치원 등을 찾아가 대대적인 방문 거리 이벤트를 펼칠 예정이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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