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출신 '몸값' 상한가…금융권 스카우트 붐

  • 입력 2003년 3월 31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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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출신 ‘세무 컨설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의 부유층 밀집지역 증권사에 국세청에서 10년 이상 법인세와 재산세 소득세 등 개인세를 담당했던 조사전문가 6명이 영입된 데 이어 은행 증권사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 ‘세금’과 관련된 회사들에도 국세청 출신 전문가가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국세청에서 16년 동안 일했던 조사업무 출신의 한 프라이빗 뱅커(PB)는 “국세청 출신들은 금융업계에서는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며 “이들은 실무행정 경험이 많을 뿐 아니라 세금을 줄일 수 있는 ‘회색지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고용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색지대’란 합법적인 절차를 따르기는 하지만 사실상 편법적으로 처리되는 사안을 일컫는 말.

최근에는 국세청 출신들이 주축이 돼 만든 세무학원이 ‘비국세청 출신’ 세무전문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학원은 세무사나 회계사 양성보다는 ‘세무조사’의 실무와 사례 강의에 주력하고 있다. 마치 법원의 ‘판례’를 알려주듯 국세청 공무원들이 실제로 겪은 세무조사의 사례연구를 통해 세법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실전적으로 전수하고 있는 것.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카데미 비앤지(www.mybng.com)’ 박금한(朴錦漢) 세무사는 “세법 자체보다 세무조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배우려는 사람이 많다”며 “세무조사를 무난히 ‘방어’하는 것이 재테크라는 인식 때문에 국세청 출신 강사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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