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훈련'거친 기업 위기때 강하다

  • 입력 2003년 1월 28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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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힘들었던 과거를 돌아보면 미래의 주가가 보인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예측 능력’이라고 한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과거의 일은 빨리 잊어버리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를 알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미래를 점치기 위해 과거를 돌아보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지나간 과거가 오히려 미래를 점치는 거울 역할을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도전을 이긴 기업들〓과거 강력한 외부 도전을 이겨냈다는 것은 그 회사가 앞으로도 비슷한 도전에 강한 면모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 케첩과 마요네즈 시장을 80% 넘게 장악한 오뚜기는 81년 미국 CPC사의 크노르, 85년 세계 케첩시장 최강자인 하인즈 등으로부터 도전을 받았다. 그러나 오뚜기는 2차례에 걸친 방어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청보 빙그레 오뚜기 등 새로 생긴 외부 도전자를 모두 녹아웃시키며 시장점유율을 70%로 확대한 라면시장 최강자 농심, 까르푸 월마트 등 세계적인 업체의 도전을 이긴 신세계(이마트), 음료시장에서 코카콜라를 더블스코어로 누른 롯데칠성, 미국 최대 제과업체인 나비스코를 역시 큰 차이로 압도한 롯데제과 등도 외부의 도전을 이겨낸 기업들.

가치P&C 박정구 사장은 “과거 외부의 큰 도전을 이겨낸 기업은 앞으로 비슷한 도전이 와도 또 이길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기업일수록 실적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1998년을 주목한다〓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외환위기(IMF 관리체제) 여파로 내수 경기가 최악이었던 1998년은 투자자에게 좋은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이때에도 좋은 실적을 올렸다면 내수 경기가 다소 나빠져도 능히 이겨낼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회사가 긴축경영에 돌입하면서 위기를 맞았던 복사기 및 사무가구 시장.

그러나 신도리코와 퍼시스는 1998년 각각 356억원과 8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막강한 브랜드와 탁월한 제품이 최악의 침체를 이겨낸 것. 불경기를 거뜬히 이겨낸 두 회사는 경기가 좋아지면서 업계 1위를 완전히 굳히기 시작했다.

1998년 3월 주당 300원(총 48억원)의 배당을 결정한 신영증권도 돋보이는 과거를 자랑한다. 당시는 현금을 은행에만 맡겨도 10%를 훌쩍 넘는 금리를 보장받던 시절. 그러나 신영증권은 이때에도 배당을 함으로써 31년 연속 배당의 기록을 이어갔다.

대학투자저널 최준철 발행인은 “위기에 강한 기업일수록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준다”며 “최근처럼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수록 과거 시험무대를 좋은 성적으로 통과한 기업에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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