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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9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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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에서 국빈급 VIP 고객을 전담하는 이종헌(李宗憲·35·가운데 사진) 과장은 지난해 2월 미국 백악관으로 직접 날아갔다. 신라호텔에서 묵기로 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 방한(訪韓) 수행 기자단이 갑자기 이를 취소할 조짐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백악관 담당 국장과 만났다. 그리고 신라호텔이 한국에서 가장 한국적인 호텔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부시 대통령의 기자단은 마음을 바꿔 신라호텔에 투숙했다.
VIP고객이 한국에 오거나 대형 국제행사가 열리면 이 과장은 이 호텔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된다. 지금까지 그가 안내한 VIP들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 부시 미국 대통령, 팝 가수 마이클 잭슨 등 100여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아셈회의 등과 같은 굵직굵직한 국제행사도 그의 몫이다.
“대통령을 모실 때는 민간 외교관이 되어야 하고 유명 연예인을 만날 때는 그의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대통령에게는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등을 설명해주는 역할을, 마이클 잭슨과 같은 연예인에게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
이 과장은 외교관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외국 경험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국제적 감각을 익힐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영어와 이탈리아어, 일본어도 능숙하게 구사한다.
“국제적 감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5분간 국빈을 만난다면 1시간 이상 준비하는 성실함을 갖춰야 합니다. 그럴 때 진정으로 국빈들을 모실 수 있는 자격이 되는 거죠.”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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