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기지개'…외국인 '사자' 3일간 10% 상승

  • 입력 2002년 12월 3일 17시 45분



외국인의 ‘사자’에 힘입어 은행주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은행업종지수는 지난달 27일 157.05에서 2일 172.34로 약 10% 올라 같은 기간 시장평균 수익률 3%를 웃돌았다. 9월 이후 수익률이 시장평균을 밑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

교보증권 성병수 애널리스트는 3일 “은행주가 부실채권에 대한 과도한 우려에서 벗어나 긍정적 변화를 보이는 것”이라며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올렸다.

▽주가상승 이끈 외국인 매수세〓은행주 강세의 일등공신은 단연 외국인.

7월부터 순매도한 외국인은 최근까지 매도세를 유지하다 11월27일을 저점으로 28일부터 순매도 규모를 대폭 줄였다. 이어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3거래일 동안 은행주를 148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수를 보는 관점은 다소 엇갈린다.

‘은행주에 대한 후려치기가 지나쳤다’는 반성이라는 지적과 외국인이 업종을 돌아가면서 투자한 뒤 일정한 수익을 내면 팔아치우는 순환매의 대상일 뿐이라는 것.

동원증권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매수세가 최근 상승세를 주도했던 정보기술(IT)업종에서 은행주로 옮아오고 있다”며 “은행과 정부가 가계대출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고 있어 은행주의 ‘저평가 해소’가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한국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이 신용카드 연체율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개선됐다고 밝힌 것도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전환됐다는 증거라는 것.

그러나 최근 3∼5거래일 동안 집중적으로 은행주를 사들이던 외국인들이 2일부터 신한지주 등 일부 은행주를 팔고 있어 뒤늦게 따라 샀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엇갈리는 내년 전망〓은행업은 증권사별로 투자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흔치 않은 업종.

긍정론은 연체율이 곧 정점에 이를 것이며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도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주장. 반대편에선 연체율이 한동안 둔화되기 어렵고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예단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교보증권 성 애널리스트는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가 커져 수익성이 좋아지고 △내년 대출성장률은 11.4%로 올해(14.3%)보다는 낮지만 경제성장률(5%)을 웃돌아 성장성이 유지되며 △올해는 신용대출 연체율 증가로 충당금 부담이 급증하지만 내년에는 안정된다는 점을 근거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한도를 줄이고 있어 현재 진행되는 연체율 증가는 ‘서곡’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다중채무자에 대해 대출 한도를 줄이면 신규 가계부실 급증→연체율 추가 상승→충당금 부담 증가→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다.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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